당시 1쿼터 중반 삼성 가드 이관희(29 · 190cm)가 상대 에이스 이정현(30 · 191cm)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이정현은 밀착 수비하는 이관희를 떼어내기 위해 팔꿈치로 목 부근을 밀쳤고, 쓰러진 이관희가 이를 참지 못하고 강하게 이정현을 밀어 넘어뜨린 것.
결국 이관희는 퇴장이 선언됐고, 이정현도 U 파울을 받았다. 이후 재정위원회에서 이관희는 1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200만 원 징계를, 이정현도 150만 원 벌금을 부과 받았다.
여론과 팬들의 반응은 인삼공사에게 불리하게 흘렀다. 평소 슛 동작 등에서 상대 파울을 잘 유도해 다른 팀 팬들에게는 미움을 받은 이정현이었기에 오히려 비난이 쏠렸다. 이관희의 파울 강도가 더 셌지만 그만큼의 후폭풍은 받지 않았다.
상황적으로도 삼성이 유리해보였다. 인삼공사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다 단신 외인 키퍼 사익스(178cm)도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역설적으로 경기에 나타났다. 사익스가 없던 2, 3쿼터 인삼공사가 이정현까지 침묵하며 고전한 상황이 삼성이 방심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반면 인삼공사는 절실하게 4쿼터 경기를 치르면서 대역전승을 펼쳤다.
경기 후 이상민 삼성 감독은 패배를 인정했다. 이 감독은 "3쿼터까지 공격적인 부분이 워낙 잘 돼서 나부터 선수들까지 방심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특히 마지막에 일찍 작전 타임을 불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패인을 짚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사익스도 없고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1, 2차전을 잊고 재미있는 게임 하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마음이 좋지 않더라도 열심히 한 게 잘 됐다"고 승인을 밝혔다. 이어 "3쿼터 막판 백업 선수들이 버텨줘 칭찬하고 싶다"면서 "선수단이 하나가 돼서 이긴 거 같다"고 기뻐했다.
이정현은 "2차전 이후에 본의 아니게 욕을 많이 먹었는데 힘들었고 마음 고생이 심했다"면서 "진심으로 가격하려는 건 아니었고 내가 부족해서 감정 절제를 하지 못한 부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주축 선수로서 팀에 피해를 입힌 거 같아서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면서 "내 마음을 아는지 양희종 형과 데이비드 사이먼, 오세근이 격려해줬는데 백업 선수들까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주장 양희종은 "여러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거 같아서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면서 "이겨야 기자회견에 나와서 사과를 하든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절실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둘 다 잘못한 부분이 있는데 여론이나 팬들이 한쪽만 너무 나쁜 사람을 만든 거 같아서 조금 섭섭했다"면서 "그래서 이겨서 취재진 앞에서 떳떳하게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향후 멋진 경기에 대한 각오도 드러냈다. 양희종은 "챔프전은 축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부담없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주장의 든든함을 보였다. 이정현도 4차전에 나설 이관희와 맞대결에 대해 "그 선수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는 거고 신경쓰지 않고 흥분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신경전보다 챔프전에 걸맞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