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차 배우 문성근 "신인 같은 기분"이라 한 까닭

[시사회 현장]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5월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배우 문성근은 돈에 밝은 변호사 윤영환 역을 맡았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문성근이 돌아왔다. 올해로 연기인생 32년차를 맞은 대배우는, 그다지 많다고 할 수 없는 분량에서도 그 존재감을 빛냈다.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석조저택 살인사건'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휘 감독, 배우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이 참석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운전수 최승만(고수 분)을 살해한 혐의로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 분)이 체포되는 사건을 큰 줄기로 한다. 변호사 윤영환(문성근 분)은 사건을 묻으려 하고, 검사 송태석(박성웅 분)은 유죄를 입증하려 한다.

문성근은 이 영화로 오랜만에 주연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사건의 진실 찾기보다는, 피고의 '무죄' 입증을 통해 자기 손 안으로 들어올 이득에 밝은 변호사 윤영환 역으로. 영화 속에서 문성근은 사체도 목격자도 없는 기이한 사건이라는 점을 무기로, 검사의 기세에 전혀 눌리지 않는 노련한 면모를 보여준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도 감독 역할로 얼굴을 비추긴 했지만, 최근에는 배우로서 '다작'하지 않는 탓에 '신인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성근은 "(작품을) 띄엄띄엄하니까 매 작품할 때 신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민망하기 짝이 없다"며 "우리 좋은 후배들에게 (제가) 누가 안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게 할 수 있게 해 보겠다"고 말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피고 남도진 역을 맡은 배우 김주혁과 변호사 윤영환 역을 맡은 배우 문성근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문성근은 "돈이 권력이니까 돈에 아주 충실한 사람을 한 번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검사 송태석 역을 맡은 박성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워낙에 힘이 좋은 양반이어서 너무 밀리지는 않아야겠다는 것에 신경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작에서 리얼함이 살아있는 악역을 계속 맡는 이유를 묻자 문성근은 "요즘은 다른 일을 많이 해서 (작품을) 가끔 하기에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성근은 현재 '대한민국이 99% 서민을 위한 민주진보정부 정치구조로 개혁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연대 커뮤니티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진행)를 하면서 굉장히 올바른 사람이고 늘 고민하는 사람으로들 알고 계셨기 때문에 배우로서 색다른 걸 해 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10~15년 전에는 나쁜 역을 하면 상업광고가 떨어졌는데, 저는 (악역도) 거리낌없이 하다 보니 '저 사람은 불편한 역을 주문해도 하는구나'라는 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보다 (악역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역할과 분량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있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오랫동안 (연기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늘 신인 같은 감정이 된다. 인물을 만들어내는 도전이나 현장에 갔을 때 느낌이나,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이랄까. 서사 구조 속에서 역의 비중이 서운하더라도 배우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는 걸 신고하는 의미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배우들과 연기한 소감에 대해서는 "세 분과 이번에 다 처음으로 (연기를) 같이 하지만, 화면에서 보면서 좋아해 왔다. 그래서 굉장히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면서 "후배들과 맘을 주고받는 기회를 갖게 돼서 정말 좋았고, (앞으로는) 역할을 많이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제19대 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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