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후보는 지난 23일 3차 토론회에서 "홍 후보에게 질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다른 남성 후보들도 홍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동조했지만, 4차 토론회에선 질의를 주고받은 것과 사뭇 결이 달랐다.
심 후보는 아예 옆자리에 앉은 홍 후보에게 눈길 한 번 주질 않았다. 오히려 홍 후보가 타 후보들과의 공방 중에 "자리를 바꿔야겠다"며 핀잔 섞인 푸념을 한 것이 대응의 전부였다.
4차 토론회의 경우 2부 주도권 토론 때 5명의 후보 중 적어도 3명에게 질의하는 방식이었다. 심 후보는 두 차례에 걸친 주도권 토론 내내 홍 후보에겐 한 차례도 질문하지 않았다. 물론 홍 후보도 심 후보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홍 후보가 심 후보의 눈 밖에 난 것은 '돼지흥분제 사건'과 '설거지 논란' 때문이다. 홍 후보는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 시절 친구가 동료 여학생을 유혹하기 위해 돼지흥분제를 사용했던 일화를 기술했다.
심 후보 등의 지적은, 홍 후보가 비록 미수에 그친 과거사이긴 해도 성범죄를 모의했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2차 토론회에선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 준 여자의 일"이라고 말한 것이 타 후보들의 지적과 함께 질타를 받았고, 심 후보는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질책했다.
심 후보는 진영을 넘어서 성차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군 가산점 관련을 질문을 하던 도중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동성애는 국방전략을 약화시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1분 찬스 발언을 활용해 "동성애는 찬반 문제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 차별금지법을 공약으로 낸 문 후보가 후퇴한 입장을 보여 유감"이라고 정색하고 반박했다. 결국 문 후보가 "동성애에 대한 차별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가다듬어 밝혀야 했다.
하지만 심 후보가 '홍준표 보이콧'을 오는 28일 5차 토론회에서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5개 정당 후보 측은 5차 토론회의 경우 모든 후보들에게 골고루 질문하는 형식에 합의했다. 이 방식대로면 심 후보는 홍 후보와 두 차례에 걸쳐 2분씩 1 대 1 토론을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