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영언' 원본은 그간 개인에 의해 소장되면서 존재 사실이 구전으로만 전해오다가, 이 원본이 2014년 국립한글박물관에 공식 인도됨으로써 그 존재가 확인되었다.
'청구영언' 원본 발견은 활자본의 오류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다. 예컨대 활자본에 '무씨명'으로 기록되어 어색한 표현으로 지적되었던 것이 '무명씨'의 오류임이 밝혀졌다.
'청구영언靑丘永言'은 1728년 김천택이 개인 문집에 실려 있거나 구전으로만 전하던 가곡 노랫말 580수를 한데 모아 악곡을 중심으로 시대별, 인물별로 엮은 책이다. 고려말부터 1728년 편찬 당시까지 임금, 사대부, 기녀, 중인, 무명씨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가곡의 노랫말들이 한글로 실려 있다. '청구靑丘'는 우리나라, '영언永言'은 노래라는 뜻이다.
'청구영언'의 편찬을 계기로 우리말 노래를 쉽게 익히고 전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한글 노랫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즉, 말하자면 우리 노랫말의 원형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청구영언'이다.
이번 전시가 있기 전까지 '청구영언' 원본은 몇몇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다만, 1948년에 조선진서간행회가 발행한 활자본 '김천택 편 청구영언'이 있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활자본은 '청구영언 진본珍本'이라 불려왔으며, 원본을 볼 수 없었던 학계에서는 원본을 대신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되었다.
한국교원대학교 권순회 교수는 "전공자들이 '청구영언' 원본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정확하고 엄밀한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청구영언'을 '진본 청구영언'이라 부르는 관행을 지양하고, '김천택 편 청구영언'이라는 공식적인 학술 용어를 쓸 것을 제안하였다.
'청구영언'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가집으로 꼽히는 해동가요海東歌謠'(1755년)와 '가곡원류歌曲源流'(1876년)가 선보인다. 전시되는 국립국악원 소장 '가곡원류'는 박효관과 안민영이 필사한 원본이며,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소장 '해동가요 박씨본'은 현재 전하는 '해동가요'계 중 가장 원본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대 가집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가집들도 전시된다.
전시품 중에는 성호 이익의 셋째 형인 이서가 연주했던 거문고인 '옥동금'(국가민속문화재 제283호), 조선 후기의 거문고 악보인 '어은보'(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14호)와 '삼죽금보(국립국악원 소장)' 등 노랫말의 실제 가창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전시품 중 45점의 유물은 그간 연구 자료로 조사된 적은 있지만,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구영언 시조'(성균관대학교 존경각 소장), '졸장만록'(대전시립연정국악원 소장) 등이 대표적이다.
2부 ‘세상 노래를 모으고 전하니’는 '청구영언' 원본과 함께 편찬 배경과 과정, 책의 구성과 노랫말 등을 소개한다. 조선 후기의 다양한 가집들과 연행 시 사용했던 악기와 악보, 교과서 등에 실린 청구영언 노랫말의 변화상, 현대로 이어지는 가곡창의 연행과 시조창의 차이점 등을 소개한다.
전시 기간 : 4.28-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