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에서 문 후보의 연설이 끝날 때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회원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뛰어들었다.
무지개행동 회원인 장서연 변호사는 "문 후보는 생방송 도중 전 국민에게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며 "상처받은 동성애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동성애는 성정체성이지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며 "동성애자의 존재를 부정하며 어떻게 인권변호사라 말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무지개행동 20대 남성도 "참여정부 때 '차별 없는 세상'을 외치며 차별금지법을 추진했다"며 "어떻게 10년 전보다 더 후퇴할 수 있냐"며 차별금지법 약속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의 기습등장에 행사장은 이들을 막으려는 경호원과 취재진 등이 엉켜 약 5분 간 아수라장이 됐다. 경호팀이 이들을 제지하자 문 후보 측은 국방안보 특보단 1000인과 함께 "안보는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하며 행사를 이어갔다. 그러나 문 후보는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에 문측 선대위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오늘 국회서 시위를 벌인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경찰에 연행됐다"며 "문 후보 선대위는 이분들의 사법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일보, JTBC,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그럼요. 저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뒤늦게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동성혼)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분명히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성소수자 지지 단체들은 이날 활동가 13명이 연행된 것을 규탄하며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문 후보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나를 반대하십니까? 성난 사람들 모여라' 집회를 예고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춘천 집중유세 후 기자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적절한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