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수원을 막아선 가와사키 수문장 정성룡

가와사키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 수원이 0-1로 뒤진 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가와사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그 순간 수원 팬들에게 다가가 90도로 인사하는 가와사키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골키퍼 정성룡.

정성룡에게 수원은 친정이나 다름 없다. 포항과 성남을 거쳐 2011년 수원으로 이적한 정성룡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팀이다. 2016년 가와사키로 이적하기 전까지 5년 동안 수원의 골문을 지켰다.


이적 후 1년 3개월 만의 빅버드 방문.

하지만 정성룡은 친정 수원을 막아서야만 했다. 가와사키는 4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 3점이 절실했다. 정성룡은 전반 민상기, 고승범의 슛을 막았고, 후반 추가시간 구자룡의 마지막 슈팅까지 몸을 날려 잡아냈다. 그렇게 친정을 울렸다.

정성룡도 웃지 않았다. "무조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면서도 "고향에 온 느낌이었고, 감회도 남달랐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수원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번에는 혼자 수원 팬 앞으로 가 인사를 하니까 색달랐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수원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염)기훈이 형을 중심으로 수원을 분석했는데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수원도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와사키에서 정성룡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J리그 29경기, 컵대회 2경기, 일왕배 4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다. 올해도 주전 수문장이다. 기량은 물론 인성도 인정을 받고 있다.

가와사키의 오니키 도루 감독은 "정성룡은 인간적으로, 인격적으로 훌륭한 선수다. 나도, 선수들도 정성룡을 좋아한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실력을 떠나 존경 받아야 할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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