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해양범죄수사계는 해상에서 선박에 유류를 공급해 주는 유류공급선 내에 비밀공간을 설치해 준 선박건조 수리업자 A(53) 씨와 비밀공간 설치를 의뢰한 유류공급업자 B(37) 씨 등 6명을 포함해 총 7명을 검거해 선박안전법위반으로 형사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건조한 13척의 유류 공급선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비밀공간이 설치된 6척을 적발했다. 이들 선박은 인천과 부산, 여수 등 전국의 주요 항만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남 여수시 봉삼동 조선소에서 유류공급선을 건조해 선박 검사와 등록을 마친 후 이미 만들어 놓은 선박 유류 저장탱크내에 불법으로 격벽을 설치해 기름을 빼돌릴 수 있는 가로 7.5m, 세로 1∼2m, 높이 3.7m 크기의 비밀공간을 만들었다.
이 비밀공간은 유류 3만2000∼6만4000리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크기라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격리돼 있는 유류 저장탱크를 서로 통하게 하는 파이프와 개폐를 조작할 수 있는 밸브까지 설치했다.
유류공급선은 항만에 정박 중인 대형 선박에 기름을 공급하는 선박으로 길이 60여m, 무게 300여 톤에 이른다.
경찰은 "이와 같은 불법 비밀공간은 면세유를 빼돌리려는 목적으로 선주와 선박건조 수리업자가 공모해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름을 공급받는 선박에서도 공급받은 기름의 양을 측정하는데 한 번에 수만~수십만 리터씩 공급받아 워낙 양이 많은데다 같은 양의 기름이라도 기온 차이로 높낮이가 있다보니까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면세유를 빼돌린 혐의는 부인하고 있지만 면세유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