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관광단지와 가까운 한 마을 앞바다가 심한 황토물로 변한다며 어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건 지난해 말.
비만 오면 바다가 누렇게 변하고 조업까지 영향을 받자, 어민들은 인근 호텔 개발 업체에 피해를 호소했다.
결국, 호텔 시공업체는 어민들을 만나 피해에 따른 보상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텔 공사가 이미 마무리된 최근까지도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되고 있다.
어민들은 인근에 부산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해변공원 조성 과정에서 사용된 토사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는 이미 단지 개발 초기에 해당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끝냈으며, 호텔 등 시설 역시 시공사 차원에서 피해보상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사 인허가를 포함한 관리·감독은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에서 맡고 있다며 책임을 넘겼다.
기장군 역시 사업을 추진한 부산도시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관련부서가 아니라는 말을 반복하는 등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또 지금까지 아무런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오염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관계기관의 행태가 안이함을 넘어 사실상 바다 오염을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토사가 쓸려내려오는 게 하루이틀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닐 텐데 이를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대규모 개발 사업에 떠밀려 환경오염을 사실상 '묵인'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기장군은 "최근 바다가 황토물로 변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며 현장을 확인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뒤늦게 대응방침을 밝혔다.
부산도시공사와 기장군 등 관계 기관이 개발 사업에만 몰두한 채 주민 피해와 환경오염을 외면했다는 지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