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천적’ 관계임이 다시 드러났다. 참여정부의 성격을 규정하는 대목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다소 살벌한 모습도 연출됐다.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를 문제 삼는 홍 후보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앞서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이 관련됐는지는 돌아가셨으니까 빼고, 가족이 받았으면 재수사해야 한다”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이전 토론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던 점을 의식한 듯 이번엔 모든 후보에게 전방위로 질문하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한국당, 국민의당 등과 ‘3자 단일화’를 제안한 것을 지적한 뒤 ‘적폐 연대’로 규정하는 기민한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는 보수 유권자에 먹힐 수 있는 친(親)기업, 반(反)노조, 공세적인 안보 정책 등에 집중했다. 문 후보에게 기습적으로 “동성애에 찬성하느냐”고 질문해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문 후보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문 후보는 토론이 더 진행된 이후 “동성애에 대한 차별에 반대한다”며 입장을 수정해야 했다.
특히 자신과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후보의 ‘중부담 중복지’ 주장이 바른정당에 거부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은근히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사드‧햇볕정책 등의 국민의당 입장 등을 거론하며 안 후보가 보수 후보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반격했다.
유 후보는 지난 3차 토론에서 지적받은 다른 후보에 대한 ‘공격 일변도’ 지적을 수용한 듯 이번엔 자기 정책을 알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칼퇴근법’‧‘육아휴직 3년’ 등의 공약을 설명해 문, 안, 심 후보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민감한 정책 사안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가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유 후보가 지난 토론에서 문 후보에 우호적이었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그 발언 취소하라”고 항의했다. 또 홍, 유 후보가 전술핵 재배치 등 공세적인 안보관을 피력한 데 대해 “한반도 비핵화 위반”이라며 반박하는 등 안보 이슈에 준비가 된 진보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