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토론회에서도 홍 후보는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추가 수사하려고 하니까, 2006년 10월에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불러 (원장직을) '그만 두라'고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위키리크스에 폭로가 돼 있다"고 단언했다.
일심회 사건은 2006년 국정원·검찰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 등으로 당시 민주노동당 인사들을 수사하고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일심회'라는 이적단체의 존재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관련자들의 국가보안법 위반죄는 확정됐다. 민주노동당은 종북논란 후폭풍 끝에 분당됐다.
홍 후보 주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 후보를 겨냥한 공격이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정부와 민주노동당 계열 정치세력의 연계 의혹을 지속 제기하면서, '색깔론' 공세를 펴왔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김승규 전 원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수사에 압박을 가한 건 없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도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에는 홍 후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 반대파나 외부자의 주장만 있고, 노 전 대통령의 지시·결재 문건이나 '청와대 내부자'의 증언 등 물증은 없다.
김 전 원장의 사직 관련사항이 등장하는 위키리크스 문건은 2006년 11월1일의 '한국 정보당국 수장 지명'과 11월9일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북관·정치관'이다. 둘다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보고한 내용이다.
바로 다음 문장에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장이 실려 있다. 김 전 원장 사임에는 "명백히 청와대의 영향이 있었다"(The resignation was definitely submitted under the Blue House's influence)는 내용을 한나라당이 주장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 전 원장이 일심회 사건 수사로 청와대 압박을 받아 사퇴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