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레알?] 홍준표 "노무현, 국정원장 사퇴압박 증거 위키리크스에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5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일심회 수사 때문에 국정원장이 사임한 증거가 위키리크스에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틀린 얘기"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반박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23일 토론회에서도 홍 후보는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추가 수사하려고 하니까, 2006년 10월에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불러 (원장직을) '그만 두라'고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위키리크스에 폭로가 돼 있다"고 단언했다.

일심회 사건은 2006년 국정원·검찰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 등으로 당시 민주노동당 인사들을 수사하고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일심회'라는 이적단체의 존재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관련자들의 국가보안법 위반죄는 확정됐다. 민주노동당은 종북논란 후폭풍 끝에 분당됐다.

홍 후보 주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 후보를 겨냥한 공격이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정부와 민주노동당 계열 정치세력의 연계 의혹을 지속 제기하면서, '색깔론' 공세를 펴왔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김승규 전 원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수사에 압박을 가한 건 없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도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에는 홍 후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 반대파나 외부자의 주장만 있고, 노 전 대통령의 지시·결재 문건이나 '청와대 내부자'의 증언 등 물증은 없다.

김 전 원장의 사직 관련사항이 등장하는 위키리크스 문건은 2006년 11월1일의 '한국 정보당국 수장 지명'과 11월9일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북관·정치관'이다. 둘다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보고한 내용이다.

위키리크스 2006년 11월1일자 문건
11월1일 문건에는 "일부 비판세력은 '노 대통령이 10월25일 내부회의에서 김 전 원장의 사임을 요청했다'고 말한다"(some critics say that Roh requested Kim's resignation in an internal meeting on October 25.)고 적혀 있다.

바로 다음 문장에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장이 실려 있다. 김 전 원장 사임에는 "명백히 청와대의 영향이 있었다"(The resignation was definitely submitted under the Blue House's influence)는 내용을 한나라당이 주장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 2006년 11월9일자 문건
11월9일 문건에는 당시 대권주자였던 손 전 지사의 '견해'가 소개됐다. "손 전 지사가 '느끼기에' 김 전 원장은 독립적으로 조직을 운영했고, 간첩 수사 때문에 사임을 강요당했다"(Sohn said he felt that the former NIS Director Kim Seung-kyu operated independently and was forced out of his position due to his pursuit of the spy case)는 것이다.

결국 김 전 원장이 일심회 사건 수사로 청와대 압박을 받아 사퇴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픽 = 강인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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