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피난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분조를 이끌던 왕세자 광해와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하는 과정을 그렸다.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인만큼, 현 시국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세자 광해 역을 맡은 배우 여진구는 25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백성들과 함께 고생도 하고, 현실을 무서워하면서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광해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그것이 기존 광해군을 다룬 영화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위기의 시대 리더를 연기한 그가 꿈꾸는 현실 속 리더는 어떤 인물일까.
여진구는 "연기하며 느꼈던 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을 찾는 것이었다. 광해는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백성들과 함께하면서 믿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리더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나 또한 국민이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리더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대립군'은 하층민 중 하층민들이 모여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집단이다. 그러다보니 토우는 리더로서 다같이 살아 남아서 가족들에게 돌아가자는 생각을 할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관상'의 수양대군과 토우는 비슷한 지점이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특정 집단을 이끄는 '리더'다. 이 때문에 이정재는 수양대군 역과의 차이점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아무래도 수양대군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쩔 수 없이 사극이라는 장르 때문에 외적으로 비슷할 수도 있고, 상대를 리드하고 제압하는 점에서도 비슷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 톤이라든지 몇 가지는 비슷한 것이 있을 것 같았다. '관상'과는 최대한 다르게 해보려고 외모나 말투를 조금 더 바꾸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꿈꾸는 리더는 '낮은' 자세로 섬길 수 있는 인물이다.
이정재는 "본인의 주장을 최대한 낮추고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정윤철 감독은 현 시국과 '대립군' 속 리더십 실종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봤다.
그는 "리더십이 실종된 시기에 국민들이 힘들어 했고, 나 역시 울적했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왕이 아들에게 분조를 맡기고 도망간 그런 리더십 실종 상황이 있었다"면서 "영화는 세자가 백성들과 고난을 겪으며 새로운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탄핵까지 이르게 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면서 촛불 민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더했다.
정 감독은 "백성들의 힘으로 좋지 않은 리더를 폐하고 새로운 리더를 뽑는 시점이 됐다. 리더십에 대한 영화를 떠나 결국 백성들이 왕을 만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 한국 상황에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대립군'은 오는 5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