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배구협회는 대의원 총회에서 서병문 제38대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의 불명예 퇴진을 결정한 이후 행정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루빨리 새 회장을 뽑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은 구자준 현 총재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총재를 찾았다. 외부인사가 아닌 배구계 내부 조직에서 새로운 리더를 찾는다는 목표로 젊은 새 총재 선임을 마무리했다.
배구협회는 지난해 8월 제 38대 회장 선거에서 서병문 회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취임 2개월 만에 산하 협회와 연맹 회장단은 공약 불이행 등의 이유로 서병문 회장을 몰아냈다. 서 회장 측은 대의원 결정에 불복, 법정 소송에 나섰지만 이달 초 기각됐고 다시 항고에 나서며 법정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배구협회는 6월 월드리그, 7월 여자 월드그랑프리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둔 만큼 행정 공백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공석이던 남녀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해 급한 불을 껐고, 차기 회장 선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법정 공방이 끝나지 않은 만큼 상위단체인 대한체육회에 회장 선출 추진에 대한 해석을 맡겼다. 대한체육회가 새 회장을 뽑아도 된다는 의견을 낼 경우 즉시 새 회장 선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최소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월드리그는 비대위 체제로 치를 수밖에 없다.
배구계는 서병문 회장의 불신임으로 이어진 배구협회의 인적 쇄신과 재정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인물이 새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몇몇 후보가 새 회장 후보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2년 11월 취임한 구자준 총재를 대신할 새로운 얼굴을 찾았다. 오는 6월 30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구 총재는 전임 이동호 총재의 잔여 임기 1년 6개월과 지난 2014년 3년 연임까지 총 4년 반 동안 V-리그를 이끌었다.
이 기간 구 총재는 KOVO 관리구단이던 드림식스, 현 우리카드 위비를 매각했고, 남자부 7구단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를 창단했다. 남녀부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KBSN과 5년간 200억원의 중계권 계약 등 재정적 안정도 이끌었다.
구 총재의 퇴임과 맞물려 KOVO는 새로운 총재 후보를 찾았다. 배구계는 남자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구단주인 정태영 부회장, 대한항공 점보스의 구단주인 조원태 사장이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됐다.
결국 13개 구단 단장 회의에서 조원태 사장으로 후보를 좁혔고, 조 사장은 25일 KOVO 총회를 앞두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이에 KOVO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6대 총재로 추대를 결정했다. 1976년생인 조원태 총재는 역대 한국 프로스포츠 경기단체 최연소 수장이 됐다.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