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풀리자마자 日 날아간 최태원, 도시바 인수전 올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잡고 있던 발목을 놓자 마자 SK 최태원 회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김포공항에서 업무용 항공기(전용기) 편으로 일본으로 날아갔다.

점점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에서 누구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돌아와서 보자"면서 즉답을 회피했다.


지난 20일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된 뒤 다음날인 21일 최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가 해제됐고 바로 주말로 연결됐기 때문에 최 회장이 출금 해제후 첫 공식업무일의 행보로 일본을 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최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고 도시바의 반도체 공장인 미에현을 방문해 투자와 고용지속 방침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대한 매각에 우호적인 일본내 여론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방일한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와 함께 1차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WD 즉 웨스턴디지털 관계자들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SK하이닉스와 함께 1차 입찰에 들어간 일본내 사모펀들과의 협력 강화를 요청하기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2009년 리먼사태 직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만나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이날 일본행에 도시바 인수전에 관여하고 있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동행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이날 전용기에 탑승하는 대신 25일 개별적으로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최 회장에 이어 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과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방일하게 되면 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과 관련된 SK측의 거물들이 모두 일본으로 향하는 것이어서 도시바 인수를 위한 SK의 강한 의지를 과시하게 된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은 도시바도 해당업체들도 모두함구하고 있지만 1차 협상 대상자로 SK하이닉스 컨소시엄과 WD 웨스턴디지털, 대만 홍하이,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반도체사인 브로드컴 등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은 이달 말이나 5월 초에 2차 입찰이 진행되고 6월중 우선협상 대상자가 단수로 선정되도록 돼 있다.

이후 수개월에 걸친 정밀 실사가 이어진 뒤 최종 입찰가를 써내고 도시바가 수용하면 각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거쳐 문제가 없을 경우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마무리 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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