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 이임순 통해 장관 등 인사 개입"

서창석 "이임순이 대통령 증상 알려줘 주치의 같았다"

(사진=자료사진)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부처 장관과 외교관, 국립대 총장인사에 개입했다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임순(64)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공판에서 서 원장의 진술 조서를 제시했다.

조서에 따르면 서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이 교수로부터 교육부 장관과 식약처장, 미얀마·베트남 대사 등 자리에 인사 추천을 해 달라거나 경북대 총장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결국 최순실씨의 요청에 따라 인사 추천을 알아보기 위해 서 원장에게 대상자를 추천해달라고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실제로 장관이 된 사람도 있고, 대부분 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메일로 서 원장이 이 교수에게, 이 교수는 다시 최씨에게 전달했다"며 정부 각 부처 장관들 인사에 관여하면서 국정농단의 한 면모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원장은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치의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이 교수가 개입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같은 산부인과 의사다 보니까 학회를 하면서 (이 교수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며 "선정 과정에 대해서도 왜 내가 추천됐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영문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주치의로 임명된 뒤 박 전 대통령을 첫 대면하면서 "말씀 많이 들었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금 누가 자신을 추천했는지 의아해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순방을 처음으로 동행하고 돌아온 서 원장은 며칠 뒤 이 교수로부터 대뜸 "대통령이 저에 대한 인상을 좋아하고 만족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서 원장은 이 교수에게 "선생님께서 저를 추천해줬군요"라고 했더니 즉답을 피하고 "잘 모시세요"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또 서울대병원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이 교수로부터 의외의 전화를 받았다.

서 원장은 "이 교수가 병원장 임기가 언제냐고 하면서 도전해볼 생각 있느냐고 물어봤다"며 "대통령의 뜻이냐고 했더니 그런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증상에 대해 이 교수가 전화해 문제 있다고 전화로 따로 알려줬다"며 "실제 주치의는 이 교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청와대 관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음을 암시하는 증거도 공개됐다.

특검은 "이 교수의 주거지에서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청와대에서 나눠주는 시계가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수첩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전화번호도 나왔다.

특검은 "이 교수의 수첩에 우병우 영월지청장과 함께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다"며 "우병우가 영월지청장으로 근무하던 때가 2002년도인데 10년도 지난 메모를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변호인은 특검의 증거조사를 마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의 없다"고 대답했다. 특검의 증거조사 전에는 "공소사실 다 인정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서 원장에게 박채윤씨를 소개시켜 준 사실이 없다고 위증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드나들면서 박 전 대통령을 진료한 김영재(57) 원장의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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