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이스하키, '키예프의 기적'을 쐈다

카자흐스탄 상대로 12연패 끊고 역사적인 첫 승

한국 아이스하키는 지난 22년간 12전 전패의 아픔을 안겼던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랭킹 16위의 강호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뒀다. 3피리어드에만 4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으로 만든 승리다.(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한국 아이스하키가 키예프에서 기적을 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 2차전에서 5-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IIHF 세계랭킹 23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국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열세인 한국은 최강의 전력으로 분석된 카자흐스탄을 맞아 역대전적 12전 전패의 열세를 뒤집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우승을 목표로 북미아이스하키(NHL)를 경험한 캐나다, 러시아, 미국 출신의 귀화 선수 5명을 포함한 주전급 전력으로 나섰지만 누구도 예상 못 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단 두 경기 만에 승점 6점(2승)을 챙긴 한국은 선두로 나섰다.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확정한 만큼 남은 3경기 결과에 따라 2018 IIHF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노린다. 월드 챔피언십은 아이스하키의 최상위 리그로 이번 대회의 1, 2위 팀이 진출한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주전 골리 맷 달튼은 폴란드와 1차전에 이어 카자흐스탄과 2차전에서도 상대의 맹렬한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며 귀중한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한국은 1피리어드 8분 1초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체격과 개인기에서는 열세가 분명했지만 장점인 스피드와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한 덕에 1피리어드 15분 56초 안진휘(안양 한라)가 동점을 만들었다.

2피리어드가 되자 카자흐스탄은 다시 한번 귀화 선수를 앞세워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주전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의 선방 덕에 추가 실점을 1골로 막았다.

이어진 마지막 3피리어드에 역사적인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1골을 뒤진 3피리어드 5분 29초 알렉스 플란트(안양 한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을 시작으로 7분 2초에는 신상훈(안양 한라)가 역전골까지 꽂았다.

한국의 집중력에 흔들린 카자흐스탄은 역전을 허용한 뒤 맞이한 파워 플레이(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했고, 한국은 9분 58초에 플란트가 또 한 골을 꽂았다.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카자흐스탄은 3피리어드 11분 26초에 악의적인 반칙으로 알렉산더 리핀이 경기 퇴장을 당했고, 결국 한국은 11분 41초에 김기성(안양 한라)이 상대 골리까지 제친 뒤 때린 슛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상대한 13번째 경기 만에 경기 후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세리머니를 경험했다. 아이스하키는 경기 후 승리한 국가의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듣는 세리머니를 시행한다.(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앞선 폴란드전에 상대 슈팅 38개 가운데 36개를 선방한 골리 맷 달튼은 이날 경기에서도 32개 가운데 30개 슈팅을 선방하며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지난 4월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은 수비수 플란트가 2골 1어시스트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폴란드와 카자흐스탄을 꺾은 한국은 25일 헝가리와 3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IIHF 세계랭킹 19위의 헝가리를 상대로 역대전적 2승1무11패로 열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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