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주축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데뷔 10년 만에 비로소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모창민(32)이 있다.
NC는 18일부터 23일까지인 지난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5승1무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10개 구단 중 최고 승률이다.
공동 5위였던 순위도 2위로 껑충 뛰었다. 앞선 3주째 일정 뒤 7승7패, 공동 5위였던 NC는 12승7패로 5할 승률에서 +5승을 적립했다. 지난해 3승3패로 제자리걸음을 한 1위 KIA(14승6패)와는 1.5경기 차, 공동 3위(11승9패) LG, SK와도 1.5경기 차다.
지난주 NC는 '경남 라이벌' 롯데를 압살하고, 연패 탈출에 안간힘을 썼던 삼성의 마지막 자존심도 꺾었다. 부산 원정에서 3연승 싹쓸이로 사직 노래방을 잠재웠고, 대구 원정에서도 1무 뒤 2연승으로 기분좋게 휴식일을 맞았다.
▲'DH+3루수' 모창민, 박석민+이호준 '1인 2역'
NC의 연승에는 지난주 대폭발한 모창민의 활약이 뒷받침했다. 모창민은 6경기에서 주간 타율은 20위(3할5푼7리)였지만 최다 타점을 쓸어담았다. 지난주 10안타에 타점도 무려 10개였다. 홈런은 3개로 SK 최정보다 1개가 적었다.
모창민은 특히 롯데와 3연전에서 부산 팬들의 미움을 샀다.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사직구장을 침묵에 빠뜨렸다. 18일 7회 쐐기 1점 홈런으로 시동을 건 모창민은 19일 3회 결승 싹쓸이 3타점 3루타와 7회 역시 쐐기포로 혼자 4타점을 쓸어담았다.
20일에는 6회 결정적 3점 홈런으로 부산을 초토화시켰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승부의 추를 완전히 가져온 한방이었다. 롯데가 7회 4점을 뽑으며 맹추격해온 점을 감안하면 모창민의 홈런이 승리를 지킨 것이나 다름없었다.
모창민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3할3푼8리), 홈런(4개) 10위에 특히 타점(20개)은 2위다. 1위 루이스 히메네스(LG)에 단 1개 차다. 득점권 타율 5할2푼6리의 클러치 능력이 돋보인다.
이런 활약이 NC의 상승세를 이끈다. NC는 올 시즌 주전 지명타자 이호준(41)이 부상으로 지금까지 빠져 있고, 4년 96억 원 팀 최고 몸값의 박석민(32)도 지난 14일 이후 전력에서 제외됐다. 둘의 공백을 모창민이 차고 넘치게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데뷔 10년 만에 주연 도약하나
모창민은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나와 결승타를 때리며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3루수로도 자주 나선다. 박석민과 연봉 7억5000만 원의 이호준의 빈자리를 연봉 1억1700만 원의 모창민이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사실 모창민은 데뷔 후 줄곧 조연이었다. 2008년 SK에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모창민은 거포 내야수의 자질은 갖췄으나 당시 황금기였던 '비룡 군단'의 백업 자원이었다. NC로 이적한 2013년부터 차츰 주전급으로 도약했으나 노력에 비하면 결과가 다소 미흡했다.
2014년 데뷔 후 최다 122경기 출전에 16홈런 72타점, 커리어 하이를 찍기는 했다. 2015년에도 103경기 타율 2할9푼을 올렸다. 이호준과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 등이 버틴 가운데 제대로 자리를 정하진 못했다. 박석민이 합류한 지난해는 외야 훈련까지 병행하다 무릎 수술을 하며 뒤늦게 합류해 절반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키플레이어는 모창민"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꾸준히 노력하며 때를 기다린 모창민의 땀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모창민은 비로소 10년 만에 잠재력을 한껏 터뜨릴 기회를 맞았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앞선 시즌처럼 용두사미의 2017년이 되지 않기 위해 풀타임을 제대로 헤쳐나갈 체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과연 모창민이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주연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