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5인 TV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돌발 발언을 내놨다. 이 때까지만 해도 홍 후보는 멋쩍은 듯 웃음을 보였지만, 이내 다른 후보들도 '사퇴 요구'에 동참하면서 홍 후보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졌다.
심 후보는 이날도 앞선 두 번의 TV토론회처럼 다른 후보들에게 날카로운 견제구를 던지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그 때 그 정부에서 왜 이런 결정을 했고, 관련 절차는 왜 필요한지 분명하고 단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안보 준비태세 검증의 핵심"이라며 "계속 해명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많은 후보들이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훈수 격의 일침을 가했다.
심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주적 논란은 시대착오적인데, 거기에 안 후보가 편승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전략적 우클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가 "북한은 우리 적이자, 평화통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하자 심 후보는 "북한을 만날 의사가 없든지, 아니면 보수표를 의식해 색깔론에 편승한 것 아니냐 이렇게 이해할 수 밖에 없다"며 '돌직구'를 던졌다.
심 후보와 함께 앞선 토론회에서 호평을 받은 유승민 후보는 집중 견제를 당했다. 유 후보의 '안보 공세'에 심 후보가 제동을 거는가 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토론 태도'를 문제 삼으며 논점을 전환, 즉답을 피해갔다.
유 후보의 '참여정부 북한인권결의안 기권과정' 관련 문제제기에 문 후보는 "유 후보는 질문하고 (상대방의) 답이 있었으면 그것으로 정리하고, 또 팩트 확인이 필요하면 하면 된다"며 "상대방이 인정할 때까지 말꼬리를 잡는 건 토론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심 후보도 나서 '색깔론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폈지만, 유 후보는 "이 문제는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의 정직성이 달린 문제"라며 "대통령이 돼서 북한에 물어보는 게 말이 되느냐. 그게 왜 색깔론인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유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도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안보관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그는 "유세현장에서 박 대표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는 초대 평양대사가 될 거다'라고 말했다"며 안 후보와의 대사직 합의 여부를 물었다.
안 후보는 "그만 좀 괴롭히시라. 박 대표 본인은 제가 당선되고 집권하면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유세 현장에서 한 말은) 농담삼아 한 것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 후보는 "국민도 이걸 농담으로 생각하겠느냐"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