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일명 '송민순 메모지'가 공개되면서, 문 후보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자격으로 대북결의안 찬반을 북한에 물어보자고 했다는 '색깔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16일 노 대통령 주재 안보정책조정회의 발언 자료 발췌본과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 회의 외교안보 간담회 배석자의 기록을 공개했다. 또 11월 18일 외교안보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북 통지문 주요 내용도 내놨다.
먼저 11월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 배석한 당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의원 메모에는 "우리가 부담이 되더라도 모험이 안 되게 갑시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양보를 해라. 장관 말이 백번 맞는데 상대방 반응을 예측할 수 없으니까..."라고 적혀 있다.
이어 "지난 번에는 제재고 이번에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서 북에 대해 내정간섭 안 하기로 약속을 해놔서, 판 버릴까 해서 못하겠다고 봐 달라고 해라. 국제정치보다 국내에서 건수 잡았다고 얼마나 조져댈지 귀가 따가운데..."라는 대목도 눈에 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고 정리했다.
이는 송민순 전 장관이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밝힌 '투표 전까지 기권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고, 11월20일 싱가포르 순방에서 북한의 입장문이 국정원을 통해 들어온 이후에 기권결정이 내려졌다'는 취지의 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김 의원이 제시한 두번째 자료인 11월 18일자 박선원 당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의 기록에 따르면,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은 "지난 11월 15일 조정회의에서 이견이 갈려서 16일 VIP께 보고드렸으나 의견이 갈려서 기권으로 VIP께서 정리"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이 역시 11월20일 싱가포르 순방에서 국정원이 북한의 입장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를 송 전 장관이 전달받은 뒤 기권이 결정됐다는 취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김 의원은 "11월 16일 노 대통령은 결의안 기권을 결정했고, 18일 회의에서 '16일 노 대통령이 기권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며 "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 여부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자료로 제시된 11월 18일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북 통지문에는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 상정된 과정과 인권결의안 내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외교부가 노력한 점, 10·4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외교부의 역할을 설명하고, 둘째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든지 간에 10·4 남북정상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 사항을 적극 실천해나간다는 우리의 의지는 분명하며 남북 간의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김 의원은 "이런 내용의 통지문이 11월 19일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자료에서 인권결의안 논란의 핵심쟁점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허위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