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선은 지난 20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상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들을 겨냥한 총격 테러가 발생한데다 전 세계적으로 반 유럽연합과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와중에 치러지는 만큼 프랑스 민심이 어디로 향할 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11명. 지난 2012년 대선때보다 많은 후보가 출마했다. 지금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감안할 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1위에서 4위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인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어서 결선에 나설 2명의 후보를 점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2주 뒤인 다음달 7일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된다. 또 결선투표 한 달 뒤에는 하원 의원 577명을 새로 뽑는 총선도 예정돼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후보는 중도신당인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후보로 여론조사에선 23~25% 가량의 지지율을 보였다. 강한 유럽연합 건설과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등을 내걸었다.
그 뒤를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이 바짝 뒤쫓고 있다. 르펜은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 이민자 대폭 축소나 중단, 보호무역장벽 건설, 반이슬람 등 프랑스 우선주의 공약을 기치로 내걸었다.
중도우파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과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65) 후보는 3~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피용은 마크롱과 달리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등 우파 보수주의를 지향한다. 그러나 가족을 보좌관으로 허위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그동안 지지율이 크게 추락한 바 있다.
멜랑숑은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강화하고 주당 근로시간 감축, 외국인노동자 차별 금지 등 좌파 성향이 뚜렷하다.
박빙의 접전 속에서 30%에 육박하는 부동표의 향방이 결선투표에 오를 1~2위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프랑스 경찰과 군당국은 테러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전국의 투표소 주변에 5만여명의 경찰력과 군병력을 배치하는 등 경계활동을 대폭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