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의 와이파이 접속이 특정 조건에서 끊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5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8와 갤럭시S8플러스는 지난 18일 개통 직후부터 한 이동통신사의 5㎓ 대역 와이파이와 연결됐을 때 접속이 불안정해지거나 끊기는 문제를 일으켰다.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는 원인 분석에 나섰고, 갤럭시S8에 내장된 소모 전류 개선(Advanced Power Save) 기능과 동원T&I가 제조한 와이파이 접속 장치(AP)가 서로 충돌해 접속 오류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와이파이 AP가 갤럭시S8을 비정상 단말로 인지해 접속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소모 전류 개선 기능은 말 그대로 스마트폰의 전력 소비를 효율화·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를 염두에 두고 갤럭시S8의 배터리 용량을 축소하는 대신 이 기능을 더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어느 쪽의 결함 때문에 접속 오류가 일어나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갤럭시S8과 특정 제조사의 와이파이 AP가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 통신장비 제조사와 머리를 맞댄 끝에 상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와이파이 접속 오류를 해결하기로 했다. 단말 버그 수정은 오는 25일 OTA(Over The Air) 펌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갤럭시S8이 출시 초반 품질과 관련한 여러 잡음을 내는 것에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 일부 제품의 화면이 비정상적으로 붉은빛을 띠는 현상을 수습하기 위해 별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키로 했다. 이에 출시 초반 기기를 구매한 충성고객들에게 사실상 '베타 테스터' 역할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갤럭시S8플러스 128GB 모델에 이어 갤럭시S8와 갤럭시S8플러스 64GB 모델도 재고 부족으로 개통 기한이 이달 24일에서 30일로 연장되면서 삼성전자가 또다시 시장 수요 파악에 실패,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판매점에서는 갤럭시S8 시리즈 미드나이트 블랙 색상 모델의 재고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키드 그레이 색상 모델도 재고가 빠듯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부터 갤럭시S8 시리즈를 예약 판매하면서, 예약 구매자에게 정식 출시보다 사흘 앞선 18일부터 기기를 개통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S8 시리즈를 7∼17일 예약 구매한 후 18∼24일 개통하는 조건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등 4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예약 판매 닷새째인 11일 이미 갤럭시S8플러스 128GB 모델의 재고가 동나 사은품 지급을 위한 개통 기한을 다음 달 말로 연장했다. 이번에는 나머지 전 모델의 개통 기한마저 이달 말로 연장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 예약 판매 때와 똑같은 상황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블루코랄 색상에 예약이 몰리자 개통 기한을 수차례 연장하며 애초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출시일을 지나도 기기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재고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일부 예약 구매자가 정식 출시일 이후의 구매자보다 더 늦게 제품을 배송받아 개통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시장 수요를 제대로 예상하고 재고를 비축하지 못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를 100만4천대 예약 판매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40만대 남짓이 개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