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현지서도 ‘윙백 손흥민’ 선택에 분명한 비판

68분간 ‘무색무취’ 아쉬운 활약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와 FA컵 준결승에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손흥민의 공격 재능을 살리기 위한 선택으로 측면 공격수가 아닌 윙백 변신을 주문했지만 결과는 쓰라린 패배였다.(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갈무리)
“왜 손흥민을 왼쪽 윙백에 뒀나?”

전 웨일스 국가대표 출신 축구해설가 로비 새비지는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첼시의 2016~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이 끝난 뒤 위와 같이 촌평을 남겼다.


새비지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좋은 감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선보였던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가 아닌 윙백으로 배치한 전술적 실수를 지적했다. 이어 “토트넘이 점유율 면에서는 앞섰지만 첼시는 교체 전술에서 앞섰다. 안토니오 콩테 감독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첼시를 상대하기 위해 3백 수비를 선택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다소 수비적으로 경기하더라도 손흥민의 공격적인 재능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윙백 변신이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하지만 공격뿐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부담이 큰 윙백 포지션은 손흥민의 장점을 죽이고, 단점을 부각하는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공격에서는 한차례도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전반 42분 페널티킥을 허용한 장면만 축구팬의 뇌리에 분명하게 남았다. 토트넘도 2-4로 패하며 FA컵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물론 이 페널티킥은 억울할 만한 판정이다. 손흥민이 수비 실수로 다소 섣불리 태클을 시도했지만 페널티킥을 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현지의 반응도 있다. 손흥민의 태클로 페널티킥을 얻은 첼시의 윙백 빅터 모제스의 ‘헐리웃 액션’을 지적했다.

토트넘 출신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크리스 와들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 “손흥민이 슬라이딩 태클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페널티킥을 줄 상황도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토트넘의 패착은 손흥민의 윙백 변신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과도한 욕심이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를 고개 숙이게 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앨런 시어러는 ‘BBC’에 출연해 “콩테 감독의 경기 계획이 완벽했다”면서 “이 패배는 분명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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