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백 변신’ 손흥민, 첼시와 FA컵 준결승서 뼈아픈 실수

시즌 20호골 불발, 페널티킥 허용으로 아쉬움

첼시와 FA컵 준결승에서 낯선 윙백으로 변신한 손흥민은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선보일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뼈아픈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만 남겼다.(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갈무리)
역시 윙백 변신은 ‘맞지 않는 옷’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은 23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FC와 2016~2017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 선발로 나서 후반 23분까지 68분간 활약했다.

이번 첼시전은 손흥민의 신기록 달성이 예상된 경기였다. 손흥민은 최근 연속 골을 터뜨리며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골, FA컵에서도 6골을 기록하는 등 총19골을 넣었다.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의 차범근이 기록한 한국 선수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첼시를 상대로 손흥민에게 ‘낯선 옷’을 입혔다. 2선 측면 공격수가 아닌 수비적인 역할이 추가된 윙백의 역할을 맡겼다. 3백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을 활용하기 위한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빛나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윙백 변신을 마친 첼시의 빅터 모제스를 상대하기에도 벅찼던 손흥민에게 시즌 20호 골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오히려 1-1로 팽팽하게 맞선 전반 42분에는 모제스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했고, 페널티킥이 선언돼 윌리안의 두 번째 골로 연결됐다. 모제스의 동작이 다소 주심을 속이는 모습이 있어 억울할 만한 페널티킥 판정이었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3분 손흥민을 교체하며 자신의 과감했던 전술 선택의 실패를 인정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에 교체된 뒤에도 2골을 더 내주고 2-4로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 2위로 우승을 다투는 둘의 맞대결인 동시에 FA컵 결승 진출의 고비라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토트넘에게 상당히 뼈 아픈 결과다.

총 6골이 터진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골 행진이 시작됐다. 전반 5분 만에 첼시가 프리킥 상황에서 윌리안이 직접 슈팅을 시도해 기선 제압에 나섰다. 토트넘도 전반 18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균형을 맞췄다.

전반 43분 윌리안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첼시가 앞서가자 토트넘은 후반 7분 다시 한번 에릭센의 패스가 두 번째 동점골로 연결됐다.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델레 알리가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2-2 동점을 만들었다.

안토니오 콩테 첼시 감독은 후반 15분 선발에서 제외했던 디에고 코스타, 에뎅 아자르를 교체 투입했고, 아자르는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골을 꽂았다. 5분 뒤에는 네마냐 마티치의 중거리슛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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