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청년 사회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인턴 시절부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세월호 416연대와 KTX 해고승무원 등에 기부해오던 청년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타사의 기자직 합격도 마다하고 PD가 된 청년은 바람대로 청년의 애환을 담아낸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에 투입되었습니다.
드라마는 고단한 시대상을 현실감 있게 담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리에 종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종영 다음 날, 청년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촬영이 진행된 55일 중 쉰 날은 단 이틀. 평균 수면 시간 4.5시간. 어느 날은 하루 발신 통화기록만 94건.
촬영장에서 스탭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 착취' 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 故이한빛 PD의 유서 중
유가족과 대책위는 고인이 계약 해지된 비정규직 외주 스태프에게 계약금을 환수하는 일을 맡으며 더욱 힘에 겨워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업계는 원래 그렇다'는 말로 이 사건을 덮을 수 있을까요?
"이 구조는 사람을 갉아먹고 비참하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엄마로서 미리 알았더라면 '한빛아, 그냥 나와. 거기 아니면 너 꿈을 펼칠 곳이 없겠니? 좀더 길게 생각하며 살자' 했을텐데…"
30년동안 교직 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말해왔다는 고인의 어머니는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이 더이상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CJ E&M측은 그동안 유가족과의 면담에서 故이한빛PD 사건을 개인의 근무태만, 성격 문제로 결론지으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이제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