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총기강도 이틀째 도주로 집중 수색…뚜렷한 단서 아직 없어

경산 자인농협 내에 설치된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 양손에 총기와 자루를 들고 직원에게 돈을 담으라고 협박했다. (사진=경북 경산경찰서 제공)
경산 자인농협에서 발생한 총기강도 사건 공개 수사 이틀째인 21일 경찰이 주변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경산경찰서는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가 범행 당일 20일 오전 11시와 11시 24분쯤 범행 장소인 농협 옆에서 배회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주변을 서성이던 범인은 오전 11시 55분쯤 경산 자인농협에 침입해 현금 1536만 원을 빼앗은 뒤 4분 후인 59분쯤 달아났다.

은행 직원은 56분쯤 보안장치 신고 버튼을 눌렀고 경찰은 보안업체로부터 57분에 연락을 받아 낮 12시 4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복면과 모자로 얼굴을 가린 범인은 양손에 준비해 온 총기와 가방을 들고 직원을 위협했다.


은행 직원에 따르면 그는 어눌한 말투로 "담아"라는 말을 4번 반복한 것 외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은 '담아'라는 말만 했고 금고 안으로 들어가라는 내용의 나머지 지시 사항은 손짓 등 행동으로 표현했다"며 "단어 발음이 어눌했던 점을 미뤄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돈 자루를 들고 달아난 범인이 달아나는 데 사용한 자전거가 찍힌 CCTV를 확보했다.

또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자인농협에서 150m 떨어진 사거리 도로에서 우측으로 꺾어 강변 쪽으로 도주한 사실까지 확인했다. 하지만 범행 장소로 진입한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 따르면 용의자는 키 175~180cm로 범행 당시 파란색 넥워머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상·하의 등산복을 착용했고 총기와 검은색 천 재질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다. 용의자가 타고 달아난 자전거 뒷바퀴 상단에는 흙받이가 부착돼 있다. (사진=경북 경산경찰서 제공)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회수한 탄피와 탄두를 국립과학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하고 범행에 사용된 총기의 진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으로 미뤄 총기는 45구경 권총으로 추정된다"며 "탄피에 적힌 번호를 확인한 결과 1943년도 미국에서 생산된 총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범인이 장갑을 낀 상태였기 때문에 범행 현장에서 용의자의 지문은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기동중대 2개 중대를 동원해 용의자가 도주한 방면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용의자가 자전거를 버리고 차량 등 다른 이동수단으로 갈아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자전거 등 유류품 수색도 하고 있다.

예상 도주로 방면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해 자료 분석에 나서는 한편 총기와 자전거 취급업소, 외국인이 밀집한 주변 산업단지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도주한 방향이 확인돼 도주로 일대를 집중 수색할 계획"이라며 "총기 소지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신고보상금을 최고 1000만 원까지 올리고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