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오 "한국이 중국 일부? 트럼프 왜 오해했을까"

- 트럼프 '오해'로 추정…확인 필요
- 北공격에 中입장 설명하며 나온듯
- 사대외교 '속방'과 '식민지'는 달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 트럼프가 쓴 원어 그대로 옮기자면 '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 a part of China'. 중국의 한 파트였다, 이렇게 말을 한 겁니다.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느냐 했더니 시진핑 주석하고 정상회담을 하다가 들었다는 겁니다. 우리로서는 참 기막힌 노릇이죠. 이게 시진핑이 잘못 말을 한 건지 아니면 트럼프가 잘못 들은 건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어제 중국한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애매한 답변이 날아왔어요. 강대국들의 역사인식이 참 심각해 보입니다. 이 문제 짚고 가죠.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주진오 교수 연결을 합니다. 주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주진오>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세요. 혹시라도 우리 국민들 중에 헷갈리는 분이 계실지도 몰라서 제가 질문을 합니다. 역사상 우리가 중국의 식민지, 일부였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 주진오> 과거에야 아주 오래전에 한사군이 설치됐던 그런 시기가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그리고 몽골이 침략을 해서 원나라의 지배를 받고 속방이었다 이런 얘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우리가 일본에 식민지 지배를 당한 것과 같은 그런 식민지는 아니었죠.

◇ 김현정> 그런데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 이런 말을 진짜 했니 중국에 물었더니 어제 돌아온 답변이 뭐냐면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이게 전부였어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요, 우리가.

◆ 주진오> 저는 우선 이 말을 시진핑이 직접 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을 통해서 지금 전달이 된 거잖아요.

◇ 김현정> 건너서 들어온 거죠.

◆ 주진오> 그러니까 거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죠.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말을 오해해서 이렇게 전달했을 가능성. 또 한 가지는 사실은 정상회담에서 서로 나눈 대화는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그걸 미국 측에서 일방적으로 지금 언급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그거를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우리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을 때 그렇게 되면 말하자면 미국 대통령의 말에 신뢰가 그만큼 깨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 김현정> 트럼프 대통령이 이상해지니까?

◆ 주진오> 저는 그런 부분을 고려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되나요. 저는 '예, 아니오'를 안 했기에 걱정 말아라라고 했기에 결국은 한 거구나 이렇게 해석을 했거든요. 그쪽으로 보는 게 그래도 지금 합리적인 차원에서는 더 높은 가능성 아닙니까?

◆ 주진오> 저는 오히려 시진핑 주석이 했던 말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주진오> 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쪽에서는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저는 표현한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렇게 보시는 이유를 한번 들어보죠, 그러면. 시진핑은 그렇게 말했을 리가 없다, 트럼프가 오해한 거다?

◆ 주진오> 물론 제가 그걸 100%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왜 그 자리에서 설명을 했을까. 그건 사실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한 얘기거든요. 그 과정에서 이 얘기가 나온 건데 저는 그것이 중국 측이 말하자면 미국이 만약에 북한을 공격을 한다면 그냥 자기들이 가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를 일부다 이런 식의 표현을 바로 속방이라는 개념과 식민지 이것의 개념을 혼동해서 이해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속방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속방.

◆ 주진오> 속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말하자면 사대관계를 했다는 거죠.


◇ 김현정> 사대외교.

◆ 주진오> 사대외교를. 말하자면 우리는 긴 세월 동안 사실 중국의 왕조와 사대관계를 맺어왔어요. 그래서 책봉을 받는다든가 왕이 새로 임명되면.

◇ 김현정> 그건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 주진오> 그것을 속방이라고 합니다. 특히 병자호란 때 우리가 어쨌든 청에게 속방이 되겠다고 그렇게 약속을 했죠. 병자호란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한민족이 세웠던 명나라에 대해서 사대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우리가 소위 오랑캐라고 생각했던 청나라에게 사대를 하려고 하지 않았죠. 그것이 병자호란의 원인이 됐고요. 그런 어쨌든 그 이후에 말하자면 속방 관계였는데 그거는 어디까지나 청나라와의 관계에서만 그런 것이고요. 그 외에 모든 내정 그리고 외교는 자주적으로 했습니다. 이것은 꼭 우리가 일방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고 당시에 중국 정부에서 19세기 말에 중국 정부에서도 조선은 열강들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조선은 우리의 속방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내정과 외교는 자주다.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열강과 조약을 맺은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아마 중국에서도 이런 관계를 우리만큼 알고 있으니까 시진핑도?

◆ 주진오> 네네.

◇ 김현정> 그런 사대주의로 얽힌 뭔가가 우리가 인연은 있다라는 이야기를 a part of china라고 얘기했을 거다? actually라고 앞에 붙였잖아요, 사실상이라고.

◆ 주진오> 네네.

◇ 김현정> 그걸 트럼프가 단순하게 인식한 거예요. 그러면 차이나 일부였다는 얘기니까 식민지였다는 얘기구나.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부족했던 걸 수 있겠군요.

◆ 주진오> 이미 미국의 언론에서도 보면 이런 발언에 대해서 대단히 적절치 않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어야 된다고 하는 비판을 워싱턴포스트도 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주진오> 그러니까 속방과 식민지 또는 영토의 일부 이런 개념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이런 오해는 19세기 말에도 있었고 지금도 사실 그런 오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죠.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나온 김에 제가 잠깐 여쭙고 갈게요. 혹시 국내 역사학자들 중에도 우리가 중국의 일부였다. 사대관계 이 정도가 아니라 중국의 일부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혹은 중국 역사학자 중에도 있습니까?

◆ 주진오> 실제로 있죠.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소위 뉴라이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분들은 말하자면 중국의 속방이라고 하는 기간을 굉장히 강한 지배와 예속의 시기로 자꾸만 설명을 하려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과 일본의 식민지가 큰 차별이 없는 것처럼. 말하자면 일본의 식민지라는 것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처럼. 이건 사실은 일본의 식민사학이 그런 주장을 했었고요.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분들이 또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그리고 중국 내에서도 일부 이런 속방이라는 것을 굉장히 마치 지배예속 관계로 이렇게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상식을 가진 역사학자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그것을 속방이었지 그것이 식민지였다고 이해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에게 정확한 우리 입장을 제시하고 잘못된 역사인식 고쳐라 라고 하는 계기로 삼고 가야 되는 거잖아요. 지금부터가 중요한데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 주진오> 저는 여기서 굉장히 우리가 좀 냉정해야 될 필요가 있는데요. 많은 언론들을 보니까 시진핑 주석의 그 발언을 기정사실화하고 그것을 규탄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사실은 이것을 전달해서 말을 한 사람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말하자면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된다든가 중국에 대해서 지나친 감정을... 그것이 사실에 입각했다면 당연히 가능하겠지만 확인도 되지 않은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이렇게 너무 그런 쪽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말하자면 이런 것을 과거에도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도 사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사실 그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사실은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게 되는데 협조를 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이런 열강들의 문제의식, 역사의식에 대해서 우리는 예의주시하면서 그것이 가져올 파장 이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잘 준비를 할 필요는 있지만 지나치게 흥분하고 이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 해명이 안 됐으니까 조금 더 지켜보면서. 정말 강대국들이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그건 알릴 필요는 있는 거잖아요. 사실관계 확인된 후에. 그때는 강하게 우리 입장 정확히 제시할 필요도 있다. 일단은 좀 차분하자 그런 말씀 정리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주진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주진오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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