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곡 ‘썸‘으로 ‘국민 썸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정기고는 이제 직접 만든 곡들을 꽉꽉 눌러 담은 앨범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려 한다. 데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는 정규 앨범이라 활동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정기고는 20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데뷔 이후 16년, ‘썸’ 이후 3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궁금하다”고 미소 지었다.
정기고는 “고민을 많이 했다. 녹음까지 끝냈다가 갈아엎고 다시 작업한 적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빼버린 곡도 있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이어 “인트로와 아웃트로인 ‘1322’, ‘1201’은 모두 방 번호”라며 “‘1322’은 처음 앨범을 준비할 때 살았던, ‘1201’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의 방 번호다. 이번 앨범에 제 삶이 녹아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 뿐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이번 컴백을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정기고는 “항상 그랬듯이 컴백을 앞두고 체중 감량을 했다”며 “비활동기에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고, 앨범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다이어트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썸’ 활동 당시엔 15kg을, 이번엔 10kg 정도 뺐다. 단식도 아닌 절식을 했다”며 웃었다.
진행을 맡은 케이윌이 “회사 직원들이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하자 “지금 서 있기가 조금 힘들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기고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예전부터 앨범을 기다려주신 팬들이 신곡을 어떻게 들어주실지 궁금하다”면서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팬들 덕분에 힘을 얻어 앨범을 작업할 수 있었는데, 이젠 제가 노래로 그들의 삶에 힘을 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정기고 하면 떠오르는 곡은 단연 ‘썸’이다. 그는 과연 이번 앨범으로 원 히트 원더 (one-hit wonder) 가수 이미지를 깰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한 물음에 그는 “‘썸남’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며 “제게 ‘썸’은 넘어선다는 개념이 아니라, 고맙고 감사한 기억”이라고 답했다.
이어 “‘썸’ 덕분에 많은 분들이 저를 알게 되었다. 그 정도로 사랑받는 곡을 가진 가수가 몇이나 될까 싶다”고 음악을 들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썸’은 제가 오롯이 만든 곡이 아니다. 이번 앨범은 자작곡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팬들, 그리고 대중에게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자신감도 드러냈다. 정기고는 “트렌드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며 “2002년부터 곡을 써왔던 제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 적절히 트렌드를 녹이려 했다”고 앨범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비롯해 ‘판타지(FANTASY)’, ‘일주일(247)’, ‘헤이 베(HEY BE)’, ‘렛 미 러브 유(LET ME LOVE YOU)’, ‘걸스(GIRLS)’, ‘녹턴(NOCTURNE)’, ‘어-오(UH-OH)’ 등이 수록된 정기고의 첫 정규 앨범은 이날 오후 6시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정기고는 쇼케이스 말미 “정신이 없다. ‘썸’으로 처음 방송 활동을 했을 때 느낌이 든다”면서도 “오랜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게 된 만큼 방송, 공연, 페스티벌 등 각종 무대에 올라 최대한 열심히 활동에 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