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연희동의 한 반지하 빌라에서 불이 난 건 지난 18일 오후 4시 50분경.
초등학교 6학년생 A 양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구 2명과 함께 튀김 요리를 하려고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끓이다 과열된 기름 불꽃이 주방 벽지로 옮겨 붙었다.
불길은 벽을 타고 순식간에 천정으로 번졌고 시커먼 연기는 온 집안을 덮쳤다.
겁에 질린 어린 학생들은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되자, 주방 반대쪽 보일러실 베란다에서 창문 밖으로 손을 뻗어 살려달라고 애타게 소리쳤다.
비슷한 시각 매캐한 연기는 위층으로 번졌고 1층에 사는 심동주(53) 씨와 딸 다운(21) 양은 매캐한 냄새를 맡고 밖으로 뛰쳐나와 방범창을 부수고 학생들을 구했다.
대학생인 다운 양은 "탄내가 나고 밖이 소란스러원서 아버지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며 "아버지가 방범창 창살을 돌멩이로 계속 내리쳐 뜯어낸 뒤 아이들을 손으로 들어 올려 구했다"고 말했다.
출동한 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해서 가보니까 코가 새카만 학생들이 울고 있었고, 들어가 봤더니 연기가 꽉차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4층까지 연기가 꽉차 있어서 4층에서 35세 남자도 구조해서 데리고 내려왔다"며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인천 서부소방서는 소중한 생명을 살린 심 씨 부녀와 서군에게 '화재 진압 유공' 소방서장 표창을 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