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주적 강요는 국가지도자 자격 없는 것"

"유승민 후보가 사실과 다른 질문" "안철수 후보는 햇볕정책 입장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 춘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37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장애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0일 '주적'(主敵) 논쟁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을 주적으로 공개적으로 천명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지도자 자격이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춘천에서 열린 강원도장애인복지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모든 것을 다 관장하는 그런 종합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토론' 자리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 정부 공식 문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세를 가한 것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비판'이라며 재반박을 한 셈이다.

문 후보는 "북한을 우리 국방백서에서 주적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과거의 일"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된 이후에는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만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해졌고 북한의 핵위협이 실질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이라고 다루고 있을 뿐"이라며 "국방위원장을 지낸 유승민 후보가 사실과 명백하게 다른 것을 전제로 질문을 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북한은 현재 군사적으론 우리와 대치하면서 위협이 되는 적이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에 의해 함께 평화통일을 해야하는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북한을 현실적인 안보위협으로 인식하고, 외교부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통일부는 대북제재에 공조하면서도 남북간 별도의 대화를 위해 나서는 등 각 부처들이 북한을 대하는 입장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과거 햇볕정책에 대해 "공과 과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 후보가 호남을 주된 정치기반으로 하고 있고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는데, 햇볕정책에 대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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