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 1단독 김병철 판사는 음주운전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음주운전은 무죄를 선고하고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20일 오후 11시 20분쯤 술에 취한 채 승용차를 몰고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삼거리를 지나다가 교통신호기를 충돌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씨는 사고 이후 바로 잠적해 21시간 만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씨는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이 씨가 지인들과 동석한 저녁 자리에서 술병이 발견됐다는 점, 이 씨를 진료한 의료진이 술냄새를 맡았다는 점, CCTV에 나오는 이 씨의 얼굴이 상기됐다는 점 등을 증거로 세웠다.
또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 당시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48%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창명이 당시 대리운전을 요청했고 CCTV 상에서 이창명의 상기된 얼굴색을 볼 수 있었지만 이런 정황만으로 음주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석했던 사람들의 진술도 엇갈리고, 의료진들은 '술냄새가 대화중에 나긴 했는데 피고인이 횡설수설하거나 몸을 비틀거릴 정도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씨가 본인 잘못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간단히 교통사고를 신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이 씨는 기자들 앞에 서서 흐느끼며 "지난 1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