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준'을 꿈꾸는 대선후보 5인은 과연 면접의 벽을 넘어 국민들에게 '합격'통지를 받을 수 있을까? 같은 '취준생'인 CBS노컷뉴스 대선 기자단이 면접관의 입장에서 후보들을 매의 눈으로 관찰해보았다. 약 2시간 동안 졸린 눈을 비비며 후보들을 유심히 평가한 결과, 대학생 기자들은 문·안·홍 후보에겐 '불합격'을, 유·심 후보에겐 '합격'을 통고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이러려고 토론 봤나 자괴감 들어…" 토론이 끝난 후 대학생 기자들의 입에선 너도나도 볼멘소리가 튀어나왔다. 토론회의 목적인 후보자 자질·공약 검증이나 비전 제시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대일 구도에 적합한 스탠딩 토론방식을 5인 토론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양강구도를 형성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약체 후보들의 집중공세가 쏟아져 토론은 난장(亂場)으로 빠졌다.
다른 후보들로부터 가장 많은 공세를 받은 문 후보는 대북 안보관, 세수 확보 대책, 적폐 프레임 등 약점이 되는 질문에 대해 두루뭉술한 답변과 미소로 일관하는 태도가 다소 적절치 않았다는 평이다. 하지만 대세 가도를 달리는 후보인 만큼 다른 후보자의 발언 중간 중간 의견을 피력하며 ‘지조 있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안 후보는 1차 토론에 비해 선전했지만 여전히 '로봇'같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였다. 굳어있는 표정과 딱딱한 어투 탓에 진정성과 전달력이 떨어졌다. 또 다른 감점요인은 대북 불법 송금 사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보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평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아슬아슬 턱걸이 합격점을 얻었다. 상대 후보의 애매한 입장을 확정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전공을 살려 경제분야에 대해 침착하고 논리적인 토론을 이어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아쉬웠던 점은 과거사 발언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주적', 전술핵배치 등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진보진영 내 지지층 확산이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다른 후보들에게 질문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대선 기자단으로부터 가장 호평을 받은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다. 유 후보와 홍 후보가 대북 송금 문제로 질문을 질질 끄니 일침을 날리는 등 주도적 모습을 보였다. 상대 후보 공약의 한계를 지적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답변완성도나 논리적 완결성이 가장 우수했지만, 공격적 모습으로 일관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평도 있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 SBS TV 토론회와 달리 사회자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사회자가 후보들 간의 충돌을 적절히 제지하지 않았다. '시간총량제' 형식의 한계도 지적됐다. 질문과 답변 시간이 구분되지 않아 유력 후보는 답변하는 데 시간을 다 허비하고 덜 주목 받는 후보는 시간이 남아도는 문제가 발생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공약 정보가 부족한 국민들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운 토론이라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