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후보들이 토론 시간 내내 의자에 앉지 않고 선 채로 준비해온 자료 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토론 배틀'을 통해 우열을 가려보자는 취지였다.
스탠딩 토론은 바른정당 경선 당시 유승민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를 통해 선을 보였던 것으로 두 명이서 진행해서 인지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토론이 재미도 있고 질적으로도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스탠딩 토론회는 여러 점에서 한계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드러냈다.
우선 토론자가 5명이나 되다보니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안됐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면 나머지 세 후보는 멀뚱멀뚱 쳐다만 볼 수 밖에 없는 진행이었다.
특정 주제에 대해서 여러 주자들이 한꺼번에 말을 하다보면 말들이 서로 엉키면서 그렇고 그런 시장통의 시끄러운 말싸움에 불과한 모습도 연출됐다.
특히 앞서가는 후보에게 공격적 질문이 집중되면서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균형잡히지 않은 상황도 종종 보여졌다.
이렇다보니 자료없이 맨손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스탠딩 토론이 본 취지는 살리지 못찬 채 그야말로 '서서하는' 토론회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1~2등 후보를 공격하는데 거의 모든 시간이 할애되고 어떤 후보는 질문을 하나도 받지 않고 공격조로만 나서는것도 현실에 맞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토론회가 끝난 뒤 후보들도 대체로 처음 시도된 스탠딩 토론회가 낯설다는 반응과 함께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네 명의 후보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서 있는지…(모르겠다)"라며 "한 후보에게만 집중되면 충분히 토론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방식이 좀 이상했다"며 "스탠딩이란게 압축적으로 할 땐 좋은데 5명이 하니까 시간 남는 것도 다르다. 하여튼 스탠딩이라 화끈한 토론 기대했는데 기대보단 덜 화끈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스탠딩 토론을 처음했지만 국민들이 밀도있게 점검할 수 있는 토론이 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첫번째 토론회때의 화난 이미지를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새로운 토론 방식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처음 시도하는 형식 아닌가. 어느정도 괜찮은 형식 같다"며 "아마 다음부터는 더 자신감있게 모든 후보들이 자기 실력들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