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까칠한 2차 토론…"문재인, 北 주적이라고 왜 못하나"

정책역량 보였지만 공격 일변도 지적…"기재부 국장이냐"

(사진=KBS 영상 캡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9일 2차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안보, 복지 공약 등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1차 토론에서 호평을 받은 정책 이해도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편 셈이지만,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안까지 파고든 지점에선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햇볕정책 계승 여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출마 자격,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전술핵 반대 등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유 후보는 이날 KBS에서 생중계 된 대선후보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문 후보의 안보관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재임 당시였던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찬반 여부를 북측에 사전에 물어봤다는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김정일에게 물어봤느냐에 대해 작년 10월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지난 13일 토론에서는 먼저 물어본 적 없다고 했다. 지난 2월 '썰전(JTBC)'에서는 국정원을 통해서 북한에 물어봤다고 말했다"라며 "두 달 만에 말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정확한 말이 아니다"라며 "북한에 물어본 것이 아니라 국정원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판단해보도록 했다"고 답했다.

JTBC 출연 당시 문 후보의 발언은 "(결의안에) 찬성으로 갈 참이니까 확인해보자고 해서 국정원이 북한의 입장을 확인한 건데 국정원의 답변은 '북한 반발이 심할 것 같고 후속회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권이다가 됐다"이다.

관련 발언의 '북한의 입장 확인' 대목을 유 후보는 '북한에 직접 물은 것'으로 해석한 셈이고, 문 후보는 '반응을 판단했을 뿐 묻지 않았다'는 반박이다. 문 후보는 "언제 북한에 물어본다는 말이 있느냐"고 따졌고, 이에 유 후보는 "지금 (북한이 아닌)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다는 뜻이냐"고 재반박했다.

두 후보 간 안보관은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주되는 적)' 개념에서 확연하게 갈렸다. 유 후보가 "북한이 주적입니까"라고 묻자, 문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국방백서에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을 주적이라고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고, 문 후보는 다시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10%p 인상 공약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소득대체율을 2028년 40%까지 돼 있는 것을 50%로 올린다는 것을 무슨 돈으로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10%p 올리는 것을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특정비율을 올리느냐에 따라 재원 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설계만 잘 하면 국민연금 보험료 증가 없이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의 답변은 재원 고갈 우려가 나오는 국민연금에 대해 '더 내는' 방식 없이 '더 받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발언이다.

이밖에도 유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복지 공약에 등장하는 수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자 한국당 홍 후보가 개입해 "기재부 국장에게 두(문‧안) 후보가 꾸중을 듣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후보가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 지적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토론방식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상대방보다 자신이 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가 있지만, 너무 따지듯이 물어보니 성격이 좀 자잘해 보이는 역효과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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