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홍석현 회동…洪 "평양·미국특사라면 도울 것"

내각 참여 및 지지 선언에는 손사래…"당선 가능성, 文이 安보다 높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참여정부 당시 주미대사를 역임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 12일 회동한 사실이 19일 뒤늦게 확인됐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약속을 정하는 과정에서 홍 전 회장이 자택으로 와줬으면 하는 초대 의사를 보내 오찬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에 따르면 문 후보와 홍 전 회장은 홍 전 회장 자택에서 오찬을 하며 긴 시간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얘기를 나눴으며 특히 외교 사안에 대해 많은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공보단장은 "두 사람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동북아 평화 등 외교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있어서 인식이 같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홍 전 회장에게 "집권시 외교·통일과 관련된 내각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은 18일 진행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며 "내가 장관으로 내각에 참여할 군번은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만약 평양특사나 미국특사 제안이 온다면 그런 것은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지난 20여 년간 국제사회와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특사가 된다면 북한과 미국에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은 "내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나라가 위기인 만큼 통일이나 외교문제 등에 대해 조언은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내 느낌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는 "40석을 가진 당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보다 120석을 갖고 있는 당의 문재인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나라로서는 더 안정적이긴 할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과연 잘 할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고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국제적 인맥과 상징성을 가지고, 문재인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의 집권가능성을 안 후보보다 높게 평가하면서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모양샌데 홍 전 회장이 문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등 직접 지원은 하지 않더라도 제3지대에서 외교·통일 분야에 대해 조언하며 간접적 지원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홍 전 회장은 다만 "문재인 후보랑 내가 만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안철수 후보 쪽에서도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면서 "금명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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