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대책 없이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고, 각종 야외 활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청주 A 초등학교는 개학 이후 한달 보름 동안 운동장에서 실시한 체육 활동이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인 데도 B 초등학교의 학생 절반 가량은 마스크를 쓴 채 등·하교를 하고 있다.
보건실을 찾아 마스크를 찾는 학생 수도 눈의 띄게 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전교생이 마스크를 가지고 등교하도록 지시한 학교까지 생겨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장 5월 초에 몰려 있는 운동회를 두고, 대다수의 학교들이 고민에 빠졌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체육 전담교사는 "마스크를 쓴 채 운동장 체육활동도 해봤지만 금새 숨이 차는 등 불편해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며 "코앞으로 다가온 운동회 준비는 고사하고, 운동회를 실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들이 미세먼지 공포에 빠진 데는 학부모 불안감 등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8일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미세먼지와 관련해 많게는 하루 평균 20건이 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에만 5건의 국민신문고 민원을 처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국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충청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제공하는 대기정보 문자 서비스 신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5년 1월 800명에 불과했던 신청자는 지난해 1950명으로 1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서는 불과 석달 만에 1천 명 이상이 늘어 이날 현재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도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어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공기청정기 설치나 마스크 제공 등은 아직까지 효과 등이 검증되지 않아 막대한 예산 투입에 따른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WHO 지침(10㎍/㎥) 수준으로 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정부 차원의 해결 과제로 현재의 미세먼지 농도 등을 감안할 때 야외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게 되는 현실성 문제도 안고 있다.
또 동일 지역 내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달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각기 다른 기준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학교 혼란까지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우선 일선 학교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온힘을 다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도내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강화된 교육부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에 대한 온라인 생방송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영향 등이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보다 정밀한 정부 차원의 통일된 기준과 방안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