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재 벽과 기둥을 제외한 구조물 상당수는 3년의 세월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있었다. 간신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둥도 붉은 녹이 슬어 제 모습이 어땠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18일 수색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객실 A데크와 B데크 내부 사진을 보면 그야말로 처참하다. 현장 관계자가 "위험한 미로가 됐다"고 표현할 정도다.
세월호는 침몰 당시 충격은 물론 3년의 시간을 제대로 버텨내지 못했다. 객실과 객실 사이에 설치된 간이벽이 선체 좌현(거치 상태로는 아래쪽)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7M 가량 두께를 이뤘다. 진흙으로 뒤덮인 내부는 회색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한 때는 복도를 기준으로 여러 개 방이 나눠져 있는 당초 세월호의 모습이 전혀 남지 않았다. 내려 앉은 그대로 내부에는 빈 공간이 생겼고 다만 철판과 철근 등 골격을 이루는 자재들이 이리저리 삐죽 솟아 있다.
객실 외에도 로비, 식당, 주방 등 한 때는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던 공간의 원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작업자들이 도면도를 보고 해당 공간을 파악할 뿐이고, 실제 작업 과정에서도 내부 사다리를 타고 구분 없이 다녀야 한다.
수색 작업의 안전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체정리작업을 맡은 코리아쌀베지 류찬열 대표는 "안전을 제일 염려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선체에 대한 지식이 많고 안전교육을 받은 이들로 작업팀을 꾸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