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창진(대한항공 사무장)
◆ 박창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지금 복직을 하셨습니까?
◆ 박창진> 네, 지금 복직한 지 한 10개월 정도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한항공에 사무장으로 근무를 하고 계시는 거에요?
◆ 박창진> 직함은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는데요. 하고 있는 일은 좀 많이 달라졌는데요. (달라진 이유에 대해서) 회사 측에서 내세우는 바는 장기간 쉬었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여러 가지 자격이라든지 이런 것을 재충전한 후에 기회를 줄 수 있다라고 이제 얘기를 하고 있고요. 지금은 그 과정에 있는 단계라 예전처럼 팀장으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거의 이코노미나 그 외의 업무들을 맡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전에 하던 일보다는 조금 한직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 박창진>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는 이제 불합리하다라고 느껴지는 게. 저 같은 경우 쉬고 싶어서 쉬었던 것도 아니고 자발적인 어떤 문제를 일으켰던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자리를 못 찾고 있고 또 그 자리를 나중에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제시한 조건과 어떤 여건을 통과해야 된다는 게…. 상당히 제 입장에서 억울한 면이 많죠.
◆ 박창진> 대법원까지 상고를 해서 지금 계류 중인 걸로 아는데요. 판결이 신속하게 좀 나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경각심도 생길 수 있는 그런 나라로 발전해나갈 수 있으면 합니다.
◇ 김현정> 2년 4개월. 사건이 벌어진 지 2년 4개월 지났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은 판결. 그렇고 민사는 이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각하가 됐잖아요. 국내에서는 민사소송은 그러면 진행 중인 게 없습니까?
◆ 박창진> 현재 제가 지금 제기한 것은 없지만 제 권리나 이익이 계속 침해가 되고 그걸 계속 공격하는 식으로 나온다 그러면 해야 되겠죠. 그런데 피해자가 그런 주장을 할 때 많은 비난을 먼저 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 김현정> 실제로 그런 비난을 좀 받으셨어요?
◆ 박창진> 인터넷 댓글이라든지 길거리에서 한번 뒤통수를 얻어맞은 적도 있고요, 어떤 분한테.
◇ 김현정> 정말요?
◆ 박창진> 네. 대기업이 나라 경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데 너 같은 게 기업을 어렵게 하느냐, 힘들게 하느냐.
◇ 김현정>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2년 동안의 상황. 이런 와중에 지난주 조현아 전 부사장 소식이 전해왔습니다. 기사 내용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육원에 1년째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간다. 거기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숙을 하고 있다. 법원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내린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보육원을 찾은 걸로 보인다. 이런 골자의 기사였습니다. 거기는 보육원 관계자 말을 인용해서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이들한테 너무 잘해 주고 아이들도 조 전 부사장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이런 내용도 적혀 있었어요. 그래서 화제가 됐는데 박 사무장님은 이걸 보고 SNS에다가 쓴소리를 쓰셨더라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박창진> 그게 정말 진정성 있게 그렇게 하신다고 하면, 정말 박수 치고 환영할 일이죠. 그러나 제가 예전에도 한번 이런 예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일본하고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하고의 관계를 보자면 일본이 전세계적으로 혹은 UN에 우리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죠, 그렇죠?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한테도 어떤 보상의 차원에서 금액을 제시하고 이런 일을 했잖아요. 그런데 왜 지금 위안부 할머니들은 계속해서 '진정한 사과가 먼저다'라고 얘기를 하느냐. 제가 그런 과정을 보면 동병상련의 감정을 많이 느껴요.
◇ 김현정> 동병상련. 그 말씀은 박창진 사무장도 2년이 넘도록 직접 사과 못 받으셨어요?
◇ 김현정> 저는 당연히 조 전 부사장이 인정하고 사과도 하고 그러고 나서 반성의 의미로 사회봉사 하고 당연히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사과도 없고 인정도 없고 그냥 사회봉사하는 겁니까?
◆ 박창진> 제가 그분한테 받은 사과는 쪽지로 사과한다고 써주셨던 거하고 그다음에 본인이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에 이러이러하게 생각한다고 하시는 거 말고는. 저에게 직접적으로, 전혀 그런 건 받아본 적도 없고요.
◇ 김현정> 사실은 그때 땅콩 회항 사건이 우리 사회의 갑질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고 그 후에도 이런 일들이 여러 번 벌어지면서 이제는 좀 변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보시기에 어떻게 변화가 있습니까?
◆ 박창진>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사실 이번에 제가 선거 관련해서 참여 독려 캠페인을 SNS에 올렸어요.
◇ 김현정> 선거 참여 독려를 하셨더라고요, SNS에서.
◆ 박창진> 올리면서 선거에 참여하자라고 독려를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일을 당했고 그걸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기관이나 정부 내가 믿고 있었던 국가라는 조직이 그걸 위해서 작동되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인간이 인간답게 존중받을 수 있고 사람이 사람다운 걸 느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먼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 김현정> 개인의 가치가 더 인정받는 사회를 기대한다는 말씀,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어쨌든 그 대한항공 계속 다니실 거죠?
◆ 박창진> 다른 또 이런 일을 겪게 되는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제가 끝까지 노력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끝까지? 아니, 걱정돼서 그래요. 계속해서 그 회사 다니실 분이 ‘현실이 무섭다’ 그런 글을 올리신다든지. 사실은 엄연히 오너가 있는 회사에 다니는 분이신데, 사기업에 다니시는 분인데. 그런 글을 쓰는 것도 보통 용기가 아닐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날 수 있는가 저는 그게 궁금해서.
◆ 박창진> 어느 순간 그런 소신과 소명감이 생겼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소신과 소명감이 제가 당장 당하는 불이익보다 살아나가는 데 큰 가치를 갖는다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두려움을 갖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 김현정> 소명감으로 내가 옳은 가치를 향해서 살겠다. 좋습니다. 박창진 사무장.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빨리 건강도 완전히 회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박창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이자 그 사건의 전말을 알렸던 분이죠.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