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을 잠시 찾은 뒤 안 후보는 곧장 전라북도 전주로 달려갔다.
이날은 오전부터 전주에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안 후보는 우비도 입지 않은 채로 전북대 인근에 배치된 유세차량에 올랐다.
평소 자주 입던 양복 대신 연두색에 '안철수'란 흰 글씨가 적힌 점퍼를 입은 그는 지난 국민의당 경선 때 주목받았던 특유의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안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또다시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지키지 못할 약속하는 후보를 뽑아서는 안된다"며 "선거를 위해서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는 절대 안된다"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박빙의 지지율 경쟁이 펼쳐지는 호남지역에서 문 후보보다 앞서 표심을 잡으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대학가 길목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아가며 서 있었다. 한 여대생은 안 후보를 촬영하느라 우산을 제대로 들지 못해 옷이 비에 흠뻑 젖었다.
시민들이 안 후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유세 차량에 바짝 다가가 취재진들의 촬영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인 취재진의 마이크를 대신 들어주거나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건네기도 했다.
박수와 환호 속에 전북대 유세를 마친 안 후보는 광주로 이동해 '양동시장'을 방문했다.
안 후보 일행과 취재진이 일제히 좁은 시장골목으로 들어서면서 시장 내부가 혼잡해졌지만, 안 후보는 상인들 한 명 한 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미처 인사하지 못한 상인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서라도 인사할 만큼 꼼꼼하게 시장을 누볐다.
이런 안 후보의 태도에 보답이라도 하듯 한 상인은 진열장에 놓인 오징어를 정리하다 말고 박스종이에 '힘내세요 안철수'란 글을 적어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했다.
마지막 현장유세를 위해 광주 5.18민주광장으로 간 안 후보는 더욱 적극적으로 유세에 나섰다. 비바람을 막기 위해 목까지 올렸던 지퍼를 가슴까지 내리고 굵은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저는 누구에게도 신세를 진 적 없이 정치·경제적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이라며 "재벌개혁, 검찰개혁, 정치개혁 반드시 하겠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계파 패권주의는 줄 잘 서는 사람,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면서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부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소리쳤다.
안 후보는 연설 중간에 양 손을 뻗어 'V'자를 만들기도 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슈가 된 선거 벽보에 나오는 사진과 흡사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V3 성공신화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연설을 마친 안 후보는 광주 도심가인 금남로를 구석구석 누볐다. 시장에서 만났던 상인들과 달리 젊은층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안 후보는 젊은 시민들과 수십장의 사진을 찍으며 유세했다.
안 후보는 또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가 안 후보의 주변 인파에 밀려 다가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직접 다가가 이들 모자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첫날 일정을 호남에 집중한 안 후보는 오후 늦게 대전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8일 오전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둘째날 일정을 시작하는 그는 오후에 대구로 이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