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朴 '불꽃공방' 법정행…다툼 치열할 듯

뇌물죄 실체적 경합 등 법리 위주 공방 예상

(사진=자료사진)
검찰이 헌정사상 첫 탄핵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측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직권남용과 강요, 뇌물수수, 제3자뇌물수수, 제3자 뇌물요구 등 혐의를 적용해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재판부는 40년 지기인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이런 가운데 재판에서는 검찰의 6차례에 걸친 조사에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측의 반격이 예상된다.

당장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마찬가지로 실체적 경합에 따라 직권남용과 뇌물죄를 함께 적용했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이 법리적으로 합당한지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내부적으로도 실체적 경합을 할지 법리 판단을 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향후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이 맹공을 퍼부을 경우를 대비해 검찰이 어떤 반론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특수본 공보관 노승권 1차장검사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이 굳이 이미 실체적 경합으로 판단했는데 저희가 빼거나 하면 절차적 문제로 공소유지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그럴 필요 있겠냐고 판단해서 실체적 경합으로 의율해 기소했다. 향후 공판 과정에서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등 확보한 증거물들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위주로 박 전 대통령 측의 헛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이미 박 전 대통령 구속 단계에서 법원의 판단을 한 차례 받았기 때문에 재판에서도 무난하게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 기소를 기점으로 '공소유지 체제'에 돌입해 철저한 공소유지로 최종 유죄 판단을 받아내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공소장에도 이름을 적어넣은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와 이원석 특수1부장검사가 공소유지까지도 책임을 질 계획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문화 융성 등을 위한 공익사업이자 선의였다는 기존 입장을 피력하면서 대기업 출연도 강제성도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연설문 표현 일부에 도움만 받았을 뿐 공무상 기밀을 누출한 적 없다는 입장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대선인 5월 9일 이후 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준비기일에는 당사자가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출석할 경우 정치적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선 전 열릴 가능성도 있지만, 법원이 불필요한 정치적 중립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시기에 공판준비기일을 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대선 이후 첫 정식 재판 때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집중심리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시작되면 1년 6개월 안에 판결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구속기소 1년 4개월 만이던 지난 1997년 4월 각각 무기징역·추징금 2205억원,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이 확정됐다가 8개월 만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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