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5연전 최종수능 ''플래툰이냐, 붙박이냐''

이승엽
100여일만에 1군에 복귀한 이승엽(32 · 요미우리)에게 주어진 전반기 막판 5경기는 후반기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최종 모의고사다. 거인군단의 부동의 4번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호기도 되지만 자칫 플래툰시스템에 의한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일단 이승엽은 1군 명단에 오르는 25일 야쿠르트전에 1루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할 예정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5일자에서 이같이 전했다. 요미우리 기관지격인 ''스포츠호치''도 이승엽의 1루수 선발출전을 보도했다.

이승엽의 선발출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야쿠르트가 다테야마 쇼헤이, 마쓰부치 다스요시, 가와지마 료 등 오른손투수들을 3연전 선발로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도 이승엽의 1군 승격 배경에 대해 "전반기 남은 5경기는 상대 오른손투수들이 많으니까"라고 답했다.

▲상대 왼손투수일 때 출전…사실상 플래툰시스템

단 이승엽의 출전에는 아직 ''오른손투수일 때''라는 조항이 달려있다. 상대가 왼손투수일 경우 이승엽은 니오카 도모히로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스포츠호치''는 "이승엽이 좌우투수에 따라 니오카와 병행해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승엽의 기용법을 밝혔다. 상대가 우완일 때는 이승엽이 1루,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3루를 맡지만 좌완일 때는 오가사와라가 1루, 니오카가 3루를 맡는다는 것이다. 사실상 플래툰시스템이다.

이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이승엽의 팀내 위상을 방증한다. 이승엽은 개막 이후 2군으로 내려간 지난 4월 14일까지 14경기 타율 1할3푼5리 무홈런 2타점으로 부진했다. 2군에서 37경기 타율 3할2푼5리(117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을 올렸지만 어디까지나 2군 성적이다.

▲하라 감독 "우리 4번타자" 여전한 신뢰…맹활약 땐 후반기 붙박이 중심타자

그러나 이번 5연전 성적에 따라 이승엽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하라 감독이 여전히 이승엽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라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을 마친 후반기 이승엽의 기용에 대해 "물론 우리 4번타자니까"라며 주축타자로 쓸 뜻을 밝혔다. ''산케이스포츠''도 "이승엽이 최근 부진한 왼손투수 번 사이드를 대신해 1군 외국인 보유 한도(4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반기 막판 맹타를 휘두르고 올림픽까지 맹활약이 이어진다면 붙박이 중심타자로 활약할 수 있다. 최고의 시즌이던 2006년의 모습을 찾는다면 현재 4번인 알렉스 라미레스를 위협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올시즌 홈런 2위(27개), 타점 1위(78개)의 라미레스지만 최근 한신과 3연전에서 12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요미우리 수뇌진도 이승엽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적잖은 출혈을 감수했다. 1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4명)를 위해 남은 5연전에서 우완에이스 세스 그레이싱어의 1차례 선발등판을 날렸다.

지난 23일 한신전 6.1이닝 무실점투를 펼친 그레이싱어는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호투를 보였다. 팀내 유일이자 2년 연속 일본무대 10승(6패)에 센트럴리그 다승 2위, 탈삼진 3위(111개) 평균자책점도 3.50(9위)의 호성적이다. 그런 그레이싱어를 뺀 것은 이승엽에게 납득할 만한 1군 성적을 보여달라는 의미다.

전날 훈련에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어 초조함은 없다. 팀의 요구에 확실하게 부응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이승엽. 오는 8월 1일 올림픽대표팀 합류 전까지 남은 5연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