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쓴 비수기 극장가 점령史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이하 '분노의 질주 8')이 박스오피스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 8'은 동시기 개봉한 경쟁작을 모두 제치고 주말 내내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 결과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전 시리즈보다 하루 더 빠른 속도다.

'분노의 질주 8' 개봉 이전, 박스오피스는 '미녀와 야수'와 '프리즌'이 양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분노의 질주 8'의 등장으로 두 영화는 각기 박스오피스 3·4위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녀와 야수'는 480만 관객을 돌파했고, '프리즌'은 누적 관객수 280만 명을 기록했다.


이번 '분노의 질주 8'은 이전 영화와 달리, 팀의 리더인 도미닉(빈 디젤 분)이 팀을 배신하게 된다. 도미닉은 첨단 테러 조직의 리더 사이퍼(샤를리즈 테론 분)와 테러를 계획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팀의 멤버들은 저지하려 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특유의 자동차 액션이 전 세계를 오가며 더욱 큰 스케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지난 2013년 사망한 배우 고(故) 폴 워커의 빈 자리 또한 우려스러운 지점이었다. 그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원년 멤버이기 때문. 그러나 '분노의 질주 8'은 샤를리즈 테론을 새로운 악역으로 등장시키고, 제이슨 스타뎀을 다시 돌아오게 해 그 공백을 메웠다.

경쟁작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영 점유율 또한 '분노의 질주 8'을 달리게 했다. 개봉 5일 째인 16일 '분노의 질주 8'은 절반에 가까운 43.5%의 상영 점유율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2위인 '아빠는 딸'(13.1%)보다 월등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와 비슷한 상영 점유율을 기록한 영화가 바로 '미녀와 야수'다. 지난 3월 개봉한 '미녀와 야수'는 개봉 4일째 47%에 달하는 상영 점유율을 기록했다. 스크린 점유율도 29.9%로, '분노의 질주 8'(25.4%)보다 훨씬 높다.

'미녀와 야수'가 개봉했던 시기는 지금보다 더 영화들이 흥행 부진을 겪고 있었다. 극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관객들이 호응하는 영화가 나타나자 이런 식의 스크린 배정이 이뤄진 것이다. 잠깐 한국 영화가 흥행한 적도 있었지만 흥행 강도로 따지면 '미녀와 야수'가 결국 '분노의 질주8'과 배턴 터치를 한 셈이다.

비수기인 4월, 한국 영화는 통상 극장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 올해 역시 관객들 선호와 극장들의 스크린 배정 아래, '미녀와 야수', '분노의 질주 8' 등 거대 자본을 들여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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