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1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첼시FC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9라운드 원정에서 0-4의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던 맨유는 경기력 면에서 첼시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설욕했다.
특히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첼시는 이날 경기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없이 경기를 마치는 굴욕을 겪었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당시에도 첼시의 상대는 맨유였고, 경기장은 올드 트래포드였다.
같은 시즌,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두 팀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맨유는 첼시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최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더욱 확실한 것은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의 강렬한 존재감이다.
에레라는 이날 경기에서 첼시 ‘에이스’ 에당 아자르를 막기 위해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였다. 마치 그림자처럼 아자르를 쫓아다니며 첼시의 공격을 방해했다. 첼시의 공격 시발점 역할을 하는 아자르의 고전은 곧 첼시의 고전을 의미했다. 에레라의 존재는 첼시의 숨통을 끊는 ‘킬러’ 그 자체였다.
잉글랜드의 연령별 국가대표를 두루 거쳤던 저메인 제나스는 ‘BBC’에 기고한 칼럼에서 “에레라의 활약상은 무리뉴의 ‘인생 선수’로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리하고 훈련이 잘되어 있으며 체력적으로도 훌륭한 선수”라고 에레라를 칭찬했다.
실제로 영국 '더 선'은 이 경기 후 "스페인 친구(에레라)는 피를로를 흔들었던 박지성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며 에레라의 뛰어난 경기력을 과거 박지성에 비유했다.
이 경기에서 에레라의 활약상은 비단 수비에 그치지 않았다. 공격에서도 에레라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전반 7분 만에 터진 마커스 래시포드의 선제골을 만드는 도움을 기록한 에레라는 맨유가 1골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4분에는 직접 골맛을 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공수 양면에서 두루 빛난 에레라의 경기력은 최우수선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