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그리고 '416참사세월호가족협의회'가 준비한 부활절연합예배는 슬프지만 침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세월호 분향소 옆에 있는 경기도 화랑유원지에서 드린 부활절연합예배에는 2천 여 명이 훌쩍 넘는 기독인들이 참석했다.
예배를 드린 화랑유원지 원형극장은 앉을 자리가 부족해 서서 예배를 드린 이들도 많았다. 예배에 참석한 기독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세월호 참사의 진실도 드러나길 기도했다.
예배의 문은 세월호 희생자 유예은 양의 할머니 이세자 씨가 열었다. 이세자 씨는 "애통하는 이웃과 함께 울자"며 "정의 위에 꽃피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또 "진실과 정의가 올바로 세워질 때까지 포기할 수 없는 슬픔을 붙들고 함께 싸우자"고 기도했다.
'세월호, 우리의 부활'을 주제로 설교한 홍보연 목사(맑은샘교회)는 "부활의 메시지는 생명과 기쁨, 소망 등이지만 3년 전 부활절에는 분노와 혼란, 상실과 좌절 뿐이었다"고 고백했다.
홍보연 목사는 "세월호 참사는 수 십 년 신앙생활을 하면서 믿는다고 고백했던 부활신앙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며 "참사 이후 부활에 대해 새롭게 묵상하고 기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부활의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며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눈을 뜨게 되고 연대하고 위로할 수 있게 된 삶이 바로 부활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홍 목사는 이어 "미수습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끌어안자"고 말했다.
설교가 끝난 뒤에는 서로를 위로하며, 낮은 자들과 함께 하는 기독인이 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들의 수습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