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하마터면 KBO 리그 역사상 두번째 '팀 노히트노런'의 희생양이 될뻔 했다. 그만큼 타선의 침묵이 길었다. 그러나 침묵 속에서도 승리의 기회가 계속 뒤따랐다. 피어밴드의 눈부신 호투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간 LG 트윈스 마운드에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kt가 연장 접전 끝에 LG에 당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1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피어밴드와 연장 10회초 모넬의 결승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kt는 9회 2사까지 1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의 균형은 계속 이어졌다. 피어밴드가 LG 타선을 철저히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피어밴드는 9회까지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7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2경기에서 총 1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2승을 챙겼던 피어밴드를 LG 타선은 공략하지 못했다.
피어밴드는 총 96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는 절반 수준인 47개. 너클볼을 18개 섞었고 체인지업도 28개 던졌다. 최고 시속 146km의 직구와 낙폭이 큰 변화구의 조화가 돋보였다.
피어밴드의 호투에도 kt는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LG는 KBO 리그 역사상 유일한 '팀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팀. 2014년 10월6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명의 투수가 이어던지는 동안 1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1-0으로 이긴 바 있다.
또 한번 기록을 세울뻔 했다. LG는 9회 2사까지 kt를 무안타로 묶었다. 선발 임찬규가 5회까지 볼넷과 몸 맞은 공을 각각 3개씩 기록했으나 피안타는 없었다. 최성훈과 김지용, 진해수는 3⅔이닝동안 피안타와 볼넷없이 kt 타선을 봉쇄했다.
유한준이 kt 타자로서 첫 안타를 때렸다. 9회 2사에서 바뀐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 최상단을 맞히는 2루타를 터트렸다. 그러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LG 타선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올시즌 너클볼을 장착한 kt 선발 피어밴드에게 꽁꽁 묶였다.
kt는 마침내 연장 10회초 0의 균형을 깼다.
선두타자 심우준이 정찬헌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렸다. LG는 김대현으로 투수를 바꿨다. 희생번트 후 전민수가 내야안타를 쳐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모넬이 때린 타구가 우익수를 향했다. 타구 방향이 깊지 않았다.
우익수 채은성이 공을 잡은 순간 3루주자 심우준이 과감하게 홈으로 달렸다. 송구가 정확했다면 아웃될 수 있는 타이밍. 그러나 송구가 다소 부정확했다. kt는 모넬의 희생플라이로 천금같은 점수를 뽑았다.
kt 마무리 김재윤은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LG는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재윤이 두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면서 불을 껐다.
피어밴드는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0.56에서 0.36으로 더 낮아졌다. 김재윤은 시즌 5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kt는 9승4패째를 올렸고 LG는 7승6패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