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인양됐다'…세월호 3주기 전야제 진상규명 촉구

"그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아직도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자료사진)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3년을 꼭 하루 앞둔 15일, 서울 도심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집회에서는 이른바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17학번 새내기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립대 17학번 김수영 학생은 "배가 어떻게 침몰하게 됐는지 국가 수장이 구조 기다리던 그 긴박한 7시간 동안 왜 움직이지 않았는지 수많은 의문들이 있다"며 "세월호 사건은 단순히 선박사고가 아니라 국가 안전 시스템 미비와 각종 부정부패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새봄(연세대 17학번·여)씨는 "운이 좋아 그날 수학여행 가지 않았음에, 저 안에 사람이 있다고 소리치면서도 아무도 지켜주지 못했음에 3년간 죄책감에 살아야했다"며 "힘 없는 사람들도 행복을 보장받는 사회,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는 세상, 그리고 옳은 것이 당연히 여겨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대학생들은 집회를 마친 뒤 마로니에~종로5가~광화문 광장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인근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추모행진을 벌였다.

행진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사라는 입장 때문에 직접적인 가해는 아니지만 책임의 일부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새롭고 안전한 사회, 떳떳한 사회를 만드는데 계속하겠다는 다짐과 약속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는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촛불집회가 다시 열렸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3년 기억문화제'를 마련했다. 문화제에서는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 시민발언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예술 무대가 펼쳐졌다.

일부 시민들은 본집회 전부터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미수습자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빌었다.


방역 작업이 진행 중인 세월호(자료사진)
시민 신정원(여·48·경기도 광명시)씨는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너희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이제는 따뜻한 곳에서 뭍으로 올라왔으니 내년에는 아름답게 피어난 꽃처럼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행적과 세월호 침몰 원인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정연구 416대학생연대 집행위원은 "아이들이 차디찬 바다에 수장되는 모습을 전국민이 생중계로 다 봤다. 하지만 지금 3년이 지나도록 왜 수장됐는지 이유를 아는 국민은 없다.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기억문화제 사전 집회 무대에 오른 영등포여고 박민지 양은 "세월호는 너무 아픈 기억이다. 3년 전 밤마다 기사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그들을 떠나보내게 한 나쁜 어른들은 죗값을 치르고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하루내내 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대학서열체제, 고교서열체제를 해체해 입시중심교육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대학공공성을 강화하고 대학과 고교의 평준화체제를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오후 광화문 광장 해치마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수용시설 등을 적폐로 규정하고 폐지를 촉구했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선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노란리본공작소가 주최하는 침묵퍼포먼스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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