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가 짖으면 악귀가 씌인것" 세살 아이 살해·유기

신도가 '귀신 씌였다'며 주걱으로 아이 폭행해 살해…친모는 범행 은폐하려 허위신고

친모 최 씨는 세 살배기 아들의 시신을 박스로 옮긴 뒤 야산에 유기했다. (사진=서울 강서경찰서 제공)
세 살배기 아동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이비종교 회원과 이를 방치하고 시신을 유기한 40대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집단생활을 하던 중 3세 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52) 씨와 이를 도와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친모 최 모(41) 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과 함께 시신을 화장하고 유기하는데 동조한 같은 종교단체 회원 B(49) 씨와 B 씨의 남편 C(55) 씨도 구속됐다.

해당 사이비종교단체 임원이었던 A 씨는 지난 2014년 7월 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집단거주지에서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세 살배기 D 군을 주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D 군의 친모인 최 씨는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아이가 숨지자 A 씨를 도와 전북 전주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전북 임실의 강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진돗개를 신성시 여기던 사이비종교단체 회원으로 서울 화곡동 소재의 빌라에서 10여 명이 모여 집단생활을 해왔다.

평소 A 씨는 진돗개가 짖으면 사람에게 악귀가 씌인 것이라 믿었고 정성을 들여야한다며 회원들로부터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의 후원금을 챙겼다.

최 씨는 2012년부터 해당 종교에 빠졌고 남편과 이혼한 직후 아들 D 군과 함께 단체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체생활이 시작된 이후부터 A 씨는 훈육차원이라며 D 군을 수시로 폭행했고 사망 당일에는 '귀신이 씌였다'며 주걱으로 팔다리는 물론 머리까지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최 씨는 아들이 숨졌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A 씨를 도와 전북 전주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이어 사흘 뒤, 야생 동물이 사체 유기 장소를 파헤치자 범행이 들통 날까 두려웠던 이들은 시신을 다시 파헤쳐 같은 장소에서 불에 태운 뒤 전북 임실 강가로 이동해 유기했다.

(사진=자료사진)
범행 직후 한 달이나 지나서야 최 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아이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허위로 신고했다.

하지만 뒤늦은 신고와 진술을 번복하는 등 비협조적인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궁과 3년 가까이 이어진 수사 끝에 최 씨는 범행을 시인했다.

이와 함께 암매장 당시 땅을 직접 팠던 종교단체 회원 E(71) 씨의 진술도 결정적이었다.

A 씨는 D 군이 숨지자 암매장할 생각에 전주에 있던 E 씨에게 땅을 팔 것을 지시했고 이후 A 씨가 암매장하는 모습을 목격한 E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관계자는 "최 씨가 한 달 뒤에나 실종신고를 한 부분이 자연스럽지 못했다"며 "범행을 은폐하려해 사건을 파악하는데 어려웠지만 해당단체 이탈자 등을 탐문해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의 폭행으로 아이가 사망에 이르렀지만 고의성은 없어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