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하던 kt를 되살린 유한준의 풀카운트 싸움

kt, 넥센에 7-6 역전승…9회 유한준 동점타에 이어 윤요섭 역전 결승타

kt 유한준 (자료사진 제공=kt 위즈 구단)

집중력을 잃고 자멸하던 kt 위즈가 마지막 승부처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6연승 도전을 저지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kt 위즈는 1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4-6으로 뒤지고 있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전날 실책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kt는 이날 경기에서 실책 3개를 범했고 kt가 실수할 때마다 넥센은 꼬박꼬박 점수를 쌓았다.

1회말 1사 1,2루에서 나온 3루수 정현의 포구 실책은 넥센의 선제 3득점으로 이어졌다. kt가 1-4로 뒤진 4회말에는 선두타자 박동원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윤석민이 1루 앞 땅볼을 때렸다. 1루수 모넬은 1루를 먼저 밟은 뒤 홈으로 송구했다.

그런데 kt 포수 이해창은 포스아웃 상황으로 착각, 3루주자를 태그하지 않고 공을 잡자마자 1루로 던졌다. 모넬이 1루를 먼저 밟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3루주자 박동원이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지 않았지만 이 사실을 몰랐던 kt가 항의하지 않은 관계로 득점이 인정됐다. 실수 연발이었다.


kt는 5회초 이해창의 투런홈런, 6회초 심우준의 적시타로 4-5까지 추격했으나 7회말 불펜투수 조무근의 폭투와 2루 견제 악송구 때문에 1점을 더 내줬다.

흐름상 kt는 그대로 무너지는듯 했다. 넥센은 9회초 마무리 김세현을 올려 굳히기에 들어갔다.

1사 후 이대형이 좌전안타를, 전민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7회말 골반 부상으로 교체된 박경수를 대신해 출전한 김연훈이 내야 땅볼을 때려 1점을 뽑았다. 5-6, 1점차 승부.

계속된 2사 1,2루에서 kt 타자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4번타자 모넬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끝까지 볼카운트 싸움을 펼쳐 결국 볼넷을 골라냈다.

유한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세현은 유한준이 타석에 서자마자 스트라이크 2개를 꽂았다. 초구는 아예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었고 다음 공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잘 찔렀다. 투수가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유한준은 집요하게 김세현을 물고 늘어졌다. 7구째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직구를 골라내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고척돔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결국 유한준은 김세현의 8구를 때려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2루주자 전민수가 홈을 밟아 6-6 동점이 됐다. 윤요섭은 김세현을 상대로 여유있게 초구를 공략, 좌전안타를 만들어내면서 스코어가 7-6으로 뒤집혔다.

결승타는 윤요섭의 몫이었지만 긴박했던 승부처는 유한준의 타석이었다. 선구안이 좋은 유한준은 시속 150km 내외의 빠른 공을 뿌리는 김세현과의 승부에서 성급하게 달려들지 않았다. 이날 자신의 유일한 안타는 kt에게 가장 소중한 안타였다. 앞선 타자 모넬 역시 대단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불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이겨낸 그들의 집중력은 kt의 연패 탈출의 발판이 됐다. 집중력 부족으로 승부를 날릴뻔 했던 kt가 되살아난 집중력으로 승부를 뒤집은 것이다.

kt는 결국 7-6으로 승리해 2연패를 끊었고 더불어 고척돔 6연패 사슬에서 벗어났다. 개막 5연패 이후 5연승을 달리던 넥센의 연승 행진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김진욱 kt 감독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을 시킨 선수들이 잘해줬다. 즐겁게 그리고 집중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실수가 많이 나온 상태에서 잘 던진 선발 로치에게 고맙다.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 실수한 선수도 자신감을 갖고 부담없이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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