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각계 비판에도 끝내 '정리해고' 강행하나

노조 "해고 선철회 없이는 어떤 논의도 불가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제공)
OBS가 끝내 정리해고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OBS는 지난달 15일 직원 18명에게 내일(14일)자로 해고날짜를 확정 통지했고, 노사는 12일 최종 고용 협의를 진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지부)는 '퇴직금 출자 전환'을 제안했다. 노동자들이 가진 마지막 보루인 퇴직금을 내놓음으로써, 실질적인 증자를 이끌어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OBS 사측은 18명 중 희망퇴직과 일반사직을 신청한 5명을 제외한 13명에게 무급휴직 및 급여 20% 삭감을 제안했고, 현 호봉체계 개선 및 인력 외주화 철회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OBS지부는 "해고자들을 볼모로 임금을 깎고 사실상 정리해고에 준하는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파렴치한 발상"이라며 "무능경영, 태업경영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OBS 사측은 1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합과 회사가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면 정리해고를 (예정대로) 통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가 극적 합의를 이루지 않는 이상, 13명에 대한 해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리해고는 답이 아니라는) 조합의 주장도 타당하지만 OBS 사태는 결국 구조적인 문제다. 구성원들 간 문제도 있을 수 있으나, (OBS 전신) itv와 마찬가지로 '독립지역민영방송'으로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관계기관에 호소도 항의도 해 봤지만 개선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경영 한계에 도달해 있어서 불가피하게 정리해고를 진행하지만, 차후라도 조합과 문제 해결을 위해 성실하게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OBS지부는 사측이 장기적인 회생방안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당장 제작비와 임금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면, 그것이 곧 '자멸의 길'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올해 12월로 예정돼 있는 1년 조건부 재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들었다. 방통위 청문 과정에서 백성학 회장과 백정수 부회장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것을 위반하면 재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OBS지부는 해고가 진행되면 해고 대상자 90% 이상이 노조원인 만큼 노조탄압과 방송사유화가 거세질 것이고, OBS의 탄생 동력이었던 언론·노동·시민사회와 척을 지게되는 것이며, 정책적으로 완전히 고립될 뿐 아니라 대주주 백성학 회장과 전면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OBS지부 유진영 지부장은 "회사가 이야기하는 무급휴직은 정리해고와 다를 게 없다. 인건비 삭감하는 것밖에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리해고가) 선철회되어야만 그 이후에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의 독립지역민영방송 OBS에서 정리해고를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언론계뿐 아니라 경기지역 시민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총 42개 단체는 13일 연명 성명을 내어 "OBS 사측은 노조탄압, 시청자 기만행위 즉각 중단하라"로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은 경영의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감자 이후 증자 등 실질적이며 방송이 정상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정상화를 위한 노력 없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경우 1500만 경인지역의 시청자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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