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의 주인공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듯 시종일관 여유를 보이며 토론회를 이어갔다.
자신을 '주적'이라고 칭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친북 좌파이기 때문"이라는 홍 후보의 공격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반면 홍 후보는 '앵그리 홍'이라는 별명답게 후보들 간 설전이 벌어질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며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강남좌파란 평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가 진행자로부터 정책 토론에 집중해달라고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강남좌파도 정책문제"라고 맞받으면서 꿋꿋하게 질문을 이어가 현장의 취재진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유일하게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내며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홍 후보와 벌인 '세탁기 설전'은 '심블리'가 아닌 '심크러쉬' 매력이 드러났다는 평이다.
심 후보는 홍 후보에게 "경남도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파렴치하다. 대통령이 되려면 최소한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가 제지에 나섰지만 심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부터 따져야 한다. 정책을 논의할 의미가 없다"고 받아쳤다.
또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1년만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며 "나도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하자 심 후보는 "고장난 세탁기에 들어갔다 온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어떻게 때려잡을거냐는 심 후보의 질문에 홍 후보가 "그게 대한민국을 살리는 일"이라고 답하자 "헌법 파괴 정당다운 발상"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유 후보와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정책을 꼼꼼하게 검증하며 문재인 저격수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유 후보는 문 후보의 사드와 북한인권결의안 논란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작년 9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을 땐 사드 배치를 반대하다가 6차 핵실험을 하면 배치를 찬성한다는 건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해 문 후보를 당황하게 했다.
적폐세력 연대론으로 문 후보와 설전을 벌인 안 후보는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문 후보의 적폐 발언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안 후보는 "북한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 촛불집회에 나온 일반 국민이라고 북한과 가깝나? 그것은 말이 안 되는 궤변"이라며 "그럼 왜 저하고는 연대하자고 했나? (문 후보와) 연대하면 모든 죄를 사해주시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문 후보 캠프에 함께 하는 정치인 중 박근혜 정부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문 후보가 손 잡으면 (그분들의) 죄가 전부 다 사해지고 제가 (그분들의) 지지를 받으면 저는 적폐세력이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