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9단독 박재성 판사는 13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및 업무방해, 상해, 재물손괴,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임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임 씨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2차례 기내에서 소란을 피운 행위는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초범으로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해 합의했고, 피해자들도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 씨에 대해 징역 2년과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은 항공기 운항을 위험하게 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사안이 무겁고 재범을 저질러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항공보안법 46조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죄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단순 기내 소란행위보다는 처벌 수위가 훨씬 높아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임 씨는 지난해 12월 20일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의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만취 상태로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승객의 얼굴을 때리는 등 2시간 가량 소란을 피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이를 제지하던 객실 사무장 A(37) 씨 등 승무원들의 얼굴과 복부를 때리고, 난동을 말리던 정비사에게 욕설과 함께 침을 뱉으며 정강이를 걷어차기도 했다.
임 씨는 베트남 하노이공항 라운지에서 양주 8잔을 마시고 항공기에 탑승한 뒤 기내 서비스로 위스키 2잔가량을 더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1990년대 '팝 발라드 황제'인 가수 리처드 막스(54)가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임 씨의 난동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져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검찰은 지난해 9월 8일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임 씨가 일으킨 난동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송받아 함께 기소했다.
당시 임 씨는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의자를 부수고 승무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베트남 현지 경찰에 체포돼 베트남 법원에서 벌금 200달러(24만 원)를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