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는 지난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서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지금 현재 사립 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발언했다.
안철수 후보의 발언 취지는 공교육 체계에 사립 유치원을 편입하고 나아가 학제개편을 통해서 만3세부터 2년간의 유치원교육을 공교육에 포함시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발언이 있자 학부모들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커지자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해명을 했다. ①대형 단설 유치원은 거리가 멀어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다. ②여러 가지 국가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③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어렵다. ④나아가 주위의 작은 유치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⑤이에 전국 초등학교 대상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로 설치하겠다.
대형단설유치원 신설 제한에 대한 안철수 후보 해명, 과연 사실일까?
2016년 기준으로 공립유치원 4,694곳 중 단설유치원은 321곳에 불과하고 이중 20학급이 넘는 단설유치원은 신도시 주변 극히 일부밖에 없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단설유치원은 21곳이 존재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21곳의 단설 유치원 중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대형 단설 유치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기존에 있는 단설유치원을 살펴보면 21곳이다. 모든 단설유치원은 주거단지 인근에 있었다. 이중 학교인근에 있지 않은 유치원은 단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유치원은 모두 초등학교 또는 중·고등학교 바로 인근에 함께 있었다. 학교와 조금 떨어져 있는 4곳 역시도 차로 10분 거리 내로 초등학교 또는 중·고등학교가 있었다.
단설유치원이 학교 인근에 있던 이유를 살펴본 결과 학교 건립 당시 단설 유치원도 함께 지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 길음초등학교처럼 병설유치원 규모가 커져 단설유치원으로 분리한 곳도 있었다.
따라서 안 후보가 해명한 '①대형 단설 유치원은 거리가 멀어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다', '②여러 가지 국가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의 설득력은 상당히 부족했다.
안철수 후보가 해명한 '③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어렵다'는 어떨까? 안철수 후보가 옹호하는 병설유치원의 경우 책임과 관리를 초등학교장이 지게 된다. 즉 초등교육을 전공한 교장이 대표 책임자가 된다는 것. 초등학교 시설을 빌려 쓰기 때문에 수업 자체가 초등학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급식 같은 부분에서도 초등학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단설유치원의 경우 만 3세에서 만 6세에 해당하는 유치원생만을 대상으로 한다. 유치원 운영에서부터 수업 방식도 유치원생에 맞춰 진행할 수 있다. 급식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유치원 선생님뿐만 아니라 행정을 맡고 관리하는 교직원도 있어서 훨씬 체계적이다. 회계 역시 사립유치원보다 훨씬 투명하다. 따라서 맞춤형 관리 해명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따라서 '⑤전국 초등학교 대상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해법보다는 단설유치원 설치가 시대에 맞는 접근으로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13일 있은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유승민 = 병설 짓는 것이 아니고 단설을 제한할 필요는 무엇인가.
▷안철수 = 대형 단설을 말한다.
▶유승민 = 대형단설 제한하는 것은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제일 원하는 것이다.
▷안철수 = 사립원장들도 함께 끌고 가서 결국에는 공교육에 편입시켜야 한다.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 발언 때문에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안철수 후보. 결국 페이스북에 언급한 안 후보의 해명 중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④나아가 주위의 작은 유치원(사립 유치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도였다.